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맹호 Jan 15. 2024

오송에서①

4일간 느낀 현장

토요일 오전 청주 주재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됐다고. 부장에게 전화했다. 나는 "부장 잠시 오송에 다녀오겠습니다. 오전에 호우 피해 상황 지켜보고 취재할 것 있으면 하라고 하셔서 다녀와야겠습니다"고 말했다. 부장은 흔쾌히 알겠다고 다녀오라고, 안전하게 취재하라고 지시했다.


현장을 밟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례적인 폭우는 교통을 마비시켰고, 내비게이션은 계속 다른 곳을 안내했다. 경찰이 통제된 거리를 뚫고 2km 남짓 달려 도착한 현장은 참담했다. 눈앞에 보인 지하차도는 집 앞 하천변과 다를 바가 없었다. 미리 현장에 도착한 선배, 동료기자들과 인사를 조촐하게 나눈 뒤 취재를 시작했다.


현재 회사로 이직하기 전 나는 충북 한 일간지 사회부 사건팀 기자였다. 비록 9개월 정도밖에 사회부를 경험하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알고 지내던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있어 취재는 수월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사회부 기자들보다 먼저 취재하고 기사를 내보내야 했다. 그렇게 첫 기사를 냈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1명 사망·8명 구조

소방당국 “차량 10여대 고립 상태·배수 작업 진행 예정”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현장 ⓒ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15일 오전 8시 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로 버스 등 차량 10여대가 고립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인근 미호강이 범람한 뒤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급파된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을 펼치던 중 난간에 매달린 버스 승객 8명을 구조했다. 또 신원 확인이 어려운 남성 1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구조된 8명은 소방당국에 의해 현재 4명씩 병원 2곳에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며 살수차 등을 이용해 배수작업을 펼친 뒤 내부 상황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방사포 대용량 시스템을 이용해 배수 작업 진행 뒤 구조 작업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119/0002730851?type=journalists


취재는 30분 정도 소요됐다. 긴박하게 이뤄졌던 터라 통신과 지역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을 종합했다. 팩트체크는 현장관계자와 경찰, 소방 등의 소규모 브리핑을 통해 이뤄졌다. 상황은 점차 심각해졌다. 현재 맡고 있는 정책경제부와 달리 사회부는 보고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언론생태계에선 보고 체계가 어떤 것들보다 중요하다. 또다시 부장에게 전화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합니다. 취재하겠습니다. 보고 드리겠습니다. 며칠 더 있어야겠습니다. 부장은 취재를 하되 적당히 하고 복귀하라고 했다. 알겠다고 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세종살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