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사랑했던 우리는 온데간데없고 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나만 남아있다
지난 주말, 낮에 마신 아메리카노 두 잔 탓인지 늦도록 잠이 오지 않아 오랜만에 관심두지 않았던 멜로 영화를 한편 봤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라 말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이 든다. 사랑은 어쩌면 자기 연민과 닮아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상대방을 깊이 들여다보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다.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기뻐하고 때로는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랑이 끝나면 정작 상대방의 얼굴이나 목소리는 흐릿해진다.
반면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오랫동안 남는다.
마치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가 남는 것처럼...
사랑은 지나간다. 상대방 보다도 결국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때로는 사랑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사랑을 기억한다.
그래서 어쩌면 사랑은 타인을 향하는 감정이면서도 결국엔 나를 마주하는 경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던 내가 결국 내 안에 가장 깊이 남아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