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선택은 자녀에게 맡겨라(자녀공부법 10편)

학원 선택은 자녀들의 고유 권한

by 맹부


공부는 반드시 학원에서 해야 하는가? 즉, 모든 학생이 학원을 다녀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모든 학생에게 학원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고, 반드시 다녀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절대 아니다.


단, 아주 어릴때부터 영어 유치원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아주 어릴 때 부터 학원을 보내면서 혼자서는 주도적으로 뭘 할 수 없거나 학원에 안가면 불안해 해는 생활 습관이 굳어진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혼자 내버려 두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부모들이 학원 보내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 주변 지인들 대다수가 얘들을 학원에 보내고 있고,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동네에서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 할 수 없이 학원을 보낸다.


둘째, 맞벌이 등을 하면서 부모가 가르칠 시간과 여유가 되지 않고, 학원을 보내면 안심이 된다고 한다.




부모들이 주장하거나 믿고 있는 학원보내는 이유는 과연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실제 학원을 다니는 얘들한테 학원 다니는 것이 힘들지 않는지? 학습에 크게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물어는 보았는지?가 궁금하다.


대부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얘들을 학원 보내면 안심이 된다는 대목은 우리 부모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우리 부모들은 얘들이 학원가서 공부를 하지 않고 많이 놀고, 심지어는 하루종일 학교에서 시달려서 학원 수업시간에 집중도 못하고 힘들어한다는 사실도 본인의 눈으로 보아오고 있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자녀들이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관행적, 습관적으로 학원을 보낸다.

왜냐면, 자녀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서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것을 보면 부모 그 자신이 불안해 지고, 짜증이 난다.


그 시간에 다른 가정의 자녀들이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들을 포함해 모든 학생들이 학원을 가면 공부를 열심히 하겠는가? 절대 아니다.




부모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학원)에서 열심히 놀거나 멍때리리는 경우도 많다. 자녀들도 집에서 부모들로부터 잔소리 듣는 것보다 친구들도 있고, 합법적(?)으로 놀 수 있는 학원이 점점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가고 있다.


힘들어도 학원을 빼먹지 않고 따박따박 다녀주는 것만으로도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느낌이 있고, 자녀들도 집에 있는 것보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갖고 각자의 집에서 내몰려 학원에 온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이 마음 편할 수 있다.


살인적인 숙제를 내주는 학원은 적응하기 힘들겠지만, 대다수 학원들은 웬만하면 수강생을 짜르지 않는다. 수강생 한명 한명이 돈이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이 학원에서 칼부림하거나 학원 복도에 불을 지르지 않는 한 부모에게 퇴원을 통보하지 않는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이 혹시 다른 학원으로 옮길 가능성에 대비해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재학중인 학교에서 출제되었던 기출문제 중심으로 엄청나게 공부시킨다.


시간이 걸리는 개념이나 논리 중심의 학습보다는 단기간에 성적이 오를 수 있는 기출문제와 문제풀이 방법 위주로 가르친다.


학원에서 그런 술책이 진행될 때는 모른다. 한참 지나 뭔가 잘 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는 이미 늦다.

학원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학원이 봉사단체도 아니고, 국공립 교육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상술을 탓할 수 없다.




우리 부모들은 귀여운 자녀들이 태어나면 그들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남들보다 한발 빠른 조기교육으로 좋은 직업을 갖게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태어나서 눈뜨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 3세 영어유치원, 초등학생 의대반 등 상상을 초월하는 조기교육이 시작된다. 자유로운 서구 선진국에서 보면 아동학대 수준에 이르는 정도의 강도 높은 스파르타 교육 프로그램이 작동한다.


그때부터 얘들은 부모의 지시에 따라 자고 일어나고 움직이고 공부하는 로봇으로 변신한다.

자녀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고강도 학습 프로그램은 수시로 추가되고 강해진다.

부모의 지인 또는 옆집 아줌마의 최신학습법 조언은 또 다른 학원수강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는 얘들은 점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도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밖으로 폭발하거나 안으로 폭발한다.


밖으로 폭발하면 부모-자식간 원수가 되고, 안으로 폭발하면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게 된다.

아들 이야기를 해 보겠다.




초등학교 5학년때 살인적인 숙제를 내주는 영어학원을 끊고는 중3 여름방학 끝날 때 까지 학원을 전혀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서도 별다른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중 중3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영어공부를 시작하였고, 학원을 스스로 다니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친구들이 많이 가거나 본인이 가고 싶은 학원을 구해오라고 했다. 일주일 만에 영어와 수학 학원을 구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학원에 등록해 주었다.


오랜만에 다녀서 그런지 학원 다니는 것을 재밌어 했다. 그 뒤로 공부를 조금씩 하면서 성적도 조금씩 오르고, 학원도 몇차례 바꿨다.


학원 선정은 순전히 아들이 결정했다. 아들의 학원 선정기준은 딱 한가지 였는데, 매번 친한 친구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이었다.


3년 동안 실컷 놀아서 그런지 아들은 학원도, 공부도 재미있어 했다. 중학교 졸업할 때쯤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겠다고 했다.


평소 “공부하기 싫으면 중학교만 졸업해도 된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군대도 안가서 좋고, 부모는 학비가 적게 들어 좋다”고 수시로 아들에게 이야기 해 주어서 그런지 어린 마음에 내심 불안했던 모양이다.




주변 지인 아들이 주말에는 좀 쉬고 싶으니까 주말 학원은 끊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주말 과목이 국어라서 끊기가 어렵다면서 조언을 구했다.


학원 관련 저의 조언은 항상 똑같다. 학원은 보내는 사람이 결정하면 안되고, 실제 학원갈 사람이 학원 선정과 수강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맞기에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녀가 원하는 대로 학원을 끊어주면 된다.




공부는 꼭 학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원래 공부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오래가고, 이러한 공부습관은 처음에는 더디지만 시간이 더할수록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제발 학원에서 직접 공부하지 않는 부모가 학원을 결정하지 말아 주세요. 학원이 필요하면 자녀가 학원을 구하고, 학원이 힘들다고 하면 잠시라도 학원을 쉬게 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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