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선택은 아이들의 주권
공부(工夫)는 “학문이나 기술을 익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자녀를 공부시키기 위해 학교를 보내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학교는 졸업장을 따기 위해, 진짜 공부는 학원가서 한다는 것으로 모두들 이해하고 있다. 나 또한 자녀들을 학원을 보냈다. 맞벌이라서 초등학교부터 미술, 음악, 태권도, 영어 등 수많은 학원들을 보내 보았다.
부모중 누가 퇴근해서 얘들을 집에 데리고 올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떼우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여러학원들을 뺑뺑이 돌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안한 생각이 들고, 돈이 뭔지? 어린 얘들을 그렇게 내 돌렸는지 하는 자책감이 든다.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큰딸과 둘째 아들을 영어학원에서 데리고 왔는데, 아침에 입고 나간 옷이 아니었다. 학원에 문의해 보니, “그 날 갑작스런 폭우로 얘들이 옷이 흠뻑 젖었는데, 학원 원장이 안쓰러워 옷을 한벌 구입해서 갈아 입혔다”고 했습니다.
그날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부모 보살핌 없이 자녀들이 우산도 없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학원가를 전전하면서 무슨생각을 했을지?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릴 때 어쩔 수 없이 보낸 학원에서 배운 것이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얘들이 스스로 보내 달라고 해서 보내준 바둑학원 외에는 남는 것이 특별히 없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영어,수학 학원은 꼭 보내야 한다고 해서 우리도 학원을 아무 생각없이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둘째 아들이 “영어 학원 때문에 죽겠다”고 했습니다. 숙제가 너무 많아 힘들고, 더 이상 못 다니겠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아들 보는 앞에서 학원에 전화를 걸어 내일부터 당장 학원을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다음날 토요일 아침 아들은 관성적으로 영어학원 가야한다며 괴로워했습니다.
오늘부터 학원 끊었는데 왜 가느냐고 되물었더니, 아들은 “아 맞지, 학원 안간다고 하니 가슴이 너무 편하다”고 하면 한숨을 쉬었다.
그 뒤로 수학 학원도 끊고,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중3학년 여름방학때까지 아무 학원도 다니지 않았다. 성적은 반에서 20등/30명 전후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이후로는 성적을 별로 물어보지도 않았다.
어떤 때는 ‘진보상’도 받아왔다. 아들이 진보상을 받아오면서 “자기는 진보 진영이 아닌데 왜 진보상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다.
아들은 친구들이 학원갈 때 극장으로 출근하여 최신영화를 섭렵했다. 아들은 한때 장래희망 직업으로 영화감독에 대한 생각도 있었다. 그때 열심히 영화를 본 덕분에 지금도 영화에 다소 조예가 있다. 학원에서 공부했던 것 보다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아들은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모두들 가기 싫어하는 학원도 안가고, 중간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져도 부모가 뭐라 하지도 않기에 친구들이 부러워하면서 자기네들 부모들에 대한 불평을 늘어 놓는다고 했다.
아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왠지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당시에 우리는 아들을 학원 보내지 않고 있지만, 이런 상태로 대학은 갈 수 있을까? 앞으로 뭐가 될까?하고 내심 걱정이 많았다.
거기에다 주변 지인들이 우리보다 아들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해주어 우리들은 더 걱정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아들이 공부를 못해 대학도 못가서 취직도 못하게 되면 우리가 그냥 데리고 살자.넉넉하지는 않지만 삼시세끼 밥은 먹여 줄 수 있겠지“하고 위안을 삼으며 하루하루 보냈다.
그 당시 학원비는 적게 들어 좋았고 그 돈으로 가족여행도 많이 다니고 외식도 많이 했다. 애들이 학원가기 싫어 하고, 우리도 학원을 강제로 보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살면서 학원비 걱정을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언젠가는 공부를 시작하거나 영원히 공부를 접겠지하고 그냥 지켜보았습니다. 그 당시 아들은 학원을 가지 않아서 시간이 많았고, 그 시간중 상당수는 컴퓨터 게임을 했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게임을 해서 혼내기도 하고, 게임시간을 기록하면서 통제하려 하였지만, 마찰만 심해지고 해서 한동안 반쯤 포기한 상태로 보냈습니다.
다행히 큰딸은 착실한 편이라 공부도 알아서 하는 별 신경 안써도 되는 아이였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선생님이 컨디션을 위해 일찍 자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해서 10시전에 잠자리에 드는 바른생활 학생이었습니다.
솔직히 얘들 둘다 초등학교 때에는 맞벌이를 하느라 낮시간대 애들을 맡길 데가 없어 태권도, 미술, 음악, 영어 등 하루에 3-4개의 학원을 전전하게 했다.
그리고 혼자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부터는 영어학원을 보내다가 중학교 입학하면서 둘 다 별도의 학원을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들은 혼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어서 학원에 보내려고 했으나 본인이 초등학교 6학년일 때 학원 숙제가 많아 죽을 것 같다고 저항하는 바람에 학원을 중3 여름방학 때까지 아무런 학원도 보내지 않았다.
첫째 딸은 혼자서 알아서 복습도 하고,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공부하는 스타일이나 중학교 이후는 별도의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다음편에는 공부는 반드시 학원에서 해야 하는가? 모든 학생이 학원을 다녀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저의 경험담과 각 가정의 자녀들에게 유리하고 효율적인 학습방법은 무엇인가? 부모님들의 잘못된 자녀 교육관과 부모님들께 당부하고픈 말 등에 대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