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 사는 당신

by 희봄

<빈집에 사는 당신>

'아이씨' 하고 긴 한숨 그리고 정적.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원하던 단어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외진 산 중턱에 거센 바람이 불었는지.

함박눈이 내렸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당신과 나는

수신이 원활하지 않은 통화처럼

허기만 가득하겠지.


그저 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을 텐데.

삐쭉한 단어들로 채워지는 대화.

그곳에는

사탕 같은 말도.

꽃 같은 장면도 있을 리 없다.


빈집에 당신의 얼어붙은 입술을

녹여줄 온기가 필요하다.


-미안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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