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 서툽니다.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순간 마음이 위축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력을 인정하는 데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용기를 내지 못하면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합니다.
글쓰기를 배우면서 매주 목요일 저녁 문장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리면, 선생님께서 그 글을 가지고 수업 시간에 퇴고 시연을 해줍니다. 처음 초고를 올릴 때마다 제 글이 자료로 올라올 때면 늘 긴장되었습니다.
어제도 제 글이 예시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수업은 밤 9시에 시작되지만, 오전 중에 사전 학습자료가 올라옵니다. 다른 사람들의 글과 함께 제 글도 공개되기에, 미리 읽어보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저는 차마 제 글을 다시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직도 제 글을 대면하면 부끄럽고, 잘 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전 자료는 보지 않은 채 줌 강의실에 들어갔습니다. 수업에는 평균 120명가량이 참여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글이 두 번째로 화면에 띄워졌습니다. 순간 긴장이 몰려왔습니다. 선생님이 제 글을 읽어 내려가자, 바로 눈에 띄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서술어의 중복이었습니다. 글을 쓸 때는 미처 몰랐는데, 공개된 자리에서 들으니 확실히 거슬렸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같은 지적을 받았는데 또 반복한 것입니다.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서술어가 반복되면 글은 지루해지고 독자는 금세 흥미를 잃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결국 그 힘은 독서에서 비롯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게 어휘가 풍성해지고, 문장에 다양한 리듬을 줄 수 있습니다. 어제 수업은 다시 한 번 독서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카페에 글을 올려 내 글이 수업 자료로 쓰였을 때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불안해하며 밤 수업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형편없는 글이 많은 사람 앞에 공개되고, 선생님께서 고쳐주는 과정은 큰 부담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같은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적응이 되었습니다.
결국 깨달았습니다. 내 글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부족한 부분을 다듬어 가는 것이 바로 문장 수업의 목적이라는 사실을요.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두려움에 글을 올리지 않는다면 저는 영영 성장할 기회를 잃을 것입니다. 실력을 인정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은 마라톤에서도 똑같이 반복되었습니다. 두 번째 풀코스에 도전할 때였습니다. 겨울 동안 훈련을 꾸준히 해야 했지만, 잦은 여행으로 훈련 리듬을 잃었고, 감기까지 겹쳐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대회가 다가오자 첫 번째 완주 때보다 기록이 떨어질 것이 뻔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차라리 포기하라고 권했습니다. 저 역시 순간, 출전을 하지 않으면 낮은 기록에 실망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유혹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대회를 포기하는 것은 더 큰 후퇴라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못해도 괜찮았습니다. 완주 자체가 값진 경험이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현재 실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출전했고, 완주했습니다. 기록은 첫 대회보다 20분가량 뒤처졌지만, 실력을 인정하고 달렸다는 사실에서 오히려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또한 다음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실력을 인정하면 비로소 성취의 기쁨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삶은 크고 작은 시험대의 연속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움츠러듭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때 변화는 시작됩니다. 실력을 인정하는 용기, 그것이 성장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