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줄여라

by 박정미


글쓰기를 방해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물리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입니다. 먼저 물리적인 요인은 ‘시간 부족’입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글 쓸 시간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어린아이를 돌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지요. 일과 육아뿐만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미루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글을 쓰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무엇보다 자신에게 글 쓸 시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든 시간과 노력의 투자 없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글쓰기는 특히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아야 합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든, 노트에 펜을 들든, 결국 글은 앉은 자리에서 써집니다.



심리적인 방해는 잘 써야 한다는 압박에서 시작됩니다. 잘써야 한다는 생각은 대부분의 초보 작가가 품는 생각이지요. 이 강박이 글 쓰는 손을 멈추게 합니다. 또 다른 심리적 방해는 내가 쓰는 글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의심입니다. 이 의심이야말로 글쓰기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면서 물리적 시간은 확보되었지만, 여전히 글이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잘 써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줄도 쓰지 못했고, 조금 쓸 줄알게 되었을 때도 내가 쓴 글이 부끄러워 금세 포기하곤 했습니다. 다시 시작했지만, 이게 무슨 글이 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작고 보잘것없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방과후 강사로서의 이야기도, 달리기 이야기도 초라해 보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마음이야말로 글쓰기를 막고 있었던 가장 큰 벽이었습니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물리적 요인 중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이었습니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 어려웠지요요. 카톡 확인은 기본이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오가며 다른 사람들의 글과 근황을 끝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인스타그램을 강제로 중단했습니다. 켜기만 하면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눈앞에 펼쳐졌고, 그 속에서 나를 잃어갔습니다. 한 달 정도 끊고 나니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SNS를 중단했을 때 마음이 한결 조용해졌습니다.



다음은 글쓰기 시간 확보였습니다. 오전 중 집중력이 가장 좋은 시간에 글쓰기를 우선했습니다. 일과 중 글쓰기를 가장 먼저 하면 쓰기에 대한 부담이 훨씬 덜했습니다. 지인과의 만남도 줄였습니다. 물론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그만큼 글쓰기에 쓸 에너지가 줄어듭니다. 조금 야박하게 느껴지더라도 내가 원하는 일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는 결국 집중력의 싸움입니다. 집중하려면 주변의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야 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처럼 긴 시간이 주어졌을 때도 저는 일부러 외출을 자제했습니다. 친구나 가족과의 만남도 최소화했습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때로는 참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모든 걸 잘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모든 걸 다 하면서 글까지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글쓰기를 우선순위로 두어야 합니다. 머리로만, 말로만 쓰는 글은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을 때, 지인이 물었습니다. “일도 하고, 달리기에 살림도 하면서 언제 책을 썼어요?”라고요. 저는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하루 한두 시간이라도 확보하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폰을 보고 딴생각을 하며 허투루 보낸 적이 많았습니다. 그 시간을 모두 글에 썼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글을 썼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글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이는 일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물리적 환경도 중요합니다. 책상 위의 물건을 최소화하고, 글을 쓸 때는 핸드폰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었습니다. 방에서 글을 쓸 때는 핸드폰을 거실에 두고, 거실에서 활동을 할 때는 핸드폰을 방에 두었습니다. 눈앞에서 사라지면 마음이 덜 흔들립니다.



마음의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써야 한다는 압박, 이게 글이 될까하는 의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결과보다 과정을 신뢰해야 합니다. 완벽주의, 비교심, 불안은 모두 마음의 잡음입니다. 잡음을 줄일수록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세요. 그 시간만큼은 어떤 방해도 허락하지 않고 오직 글쓰기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가족에게 “이 시간은 나의 글쓰기 시간”이라고 미리 알려두는 것도 좋습니다.


매일 30분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면 습관이 됩니다. 이 습관이 결국 글을 쓰게 만듭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더 배우거나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환경에 덜 흔들리는 것,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약속, 인간관계, 정보를 덜어낼수록 글쓰는 시간을 확보하고 쓸 수 있게 됩니다. 좋은 글은 영감이 아니라 조용한 환경에서 만들어집니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줄일수록, 글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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