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전북스 Feb 07. 2023

"고전을 잘 읽으려면?"
효과적인 고전독서를 위한 방법

어렵게 읽었는데, 뭐라도 남겨야죠!


첫 번째 글에서는 우리가 고전을 읽을 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미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조금이나마 고전에 관심이 생겼을 여러분들을 위해 이번 글에서는 ‘그렇다면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전을 더 효과적으로 읽기 위한 저만의 독서법을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독서법‘에 대해 찾아보신 적이 있나요? 사실 수많은 책은 물론 유튜브에 독서법을 검색해 보면, 쉽고 효과적인 독서를 위한 다양한 방법과 팁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 한 권을 완전히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제 막 고전 독서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이라면 무작정 독서를 시작하기보다는 효과적인 독서 방법에 대해 배우고 고민한 뒤에 시작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고전만을 위한 독서법'이라는 게 필요한가요?>


구체적인 설명에 앞서 질문을 한 가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로 ’고전‘을 읽기 위한 독서 방법이라는 것이 필요할까요? 굳이 일반적인 독서와 고전 독서를 구분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은 ’고전 독서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의 첫 번째 글에서도 적었듯이 고전 장르는 다른 장르와 구분되는 특징이 존재하며, 그 특징은 우리의 독서를 매우 험난하고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며, 두껍고, 생소합니다. 방대한 분량과 낯선 문체, 현재와 너무 다른 배경의 스토리로 쓰인 작품들은 읽기를 도전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만듭니다. 만약 큰 각오와 함께 용기를 내어 독서를 시작하더라도, 작품에 담긴 철학과 메시지가 너무 깊고 어려워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책을 이해하기 위해 따로 공부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당차게 세웠던 각오는 금세 사라지고 맙니다. 그리고 ’고전‘이라는 영역은 사실 하나의 장르로 보기에는 너무 거대하고 광범위한 영역입니다. 그 속에는 철학, 사회학, 역사, 인문, 정치, 로맨스 등등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한 모든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소설책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 작품이 나와 전혀 맞지 않는 장르의 작품이라 흥미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고전 작품의 특징은 독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여러분들이 고전과 친해질 수 없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글에서 굳이 중요한 메시지와 교훈을 얻지 않더라도 충분히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가벼운 마음과 목표로 고전을 대한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읽기 시작하는 방법으로는 이러한 즐거움조차 얻기 어렵게 만들지 모릅니다. 저는 고전 읽기에 막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게 된 여러분들이 다양한 즐거움을 얻고, 꾸준히 독서를 이어가서 더 깊은 의미를 찾기를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조금의 도움이라도 드리고자 다양한 방법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하나의 방법이라도 여러분들께 잘 맞는 방법이 있다면, 보다 더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독서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고전북스가 추천하는 독서 방법>


1. 해당 작품을 설명해 주는 여러 매체(네이버유튜브 등)의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제가 생각하는 고전 독서의 가장 큰 포인트이자 장점은 작품을 소개하고 해설해 주는 수많은 자료들이 이미 너무 많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교수님의 몇 시간짜리 대학 강의나 두꺼운 논문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유튜브나 네이버 블로그 등에 간단히 검색하면, 작품의 줄거리부터 다양한 해설, 저마다의 해석까지 작품을 더 잘 이해하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설명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책을 접하기 이전에 중요한 포인트를 알려주어 독서를 더 용이하게 도와주고, 책을 읽는 도중이나 읽고 난 뒤에 해석 자료를 찾아보면서 보다 더 깊은 이해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독서 과정에서 유튜브 영상과 네이버 검색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독서를 시작하기 전 관련된 자료를 통해 책의 주요 흐름과 개요를 이해하고, 독서를 한 뒤에는 제가 내린 결론과 해석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제 생각을 더욱 완성해 나갑니다.

     

혹자는 이러한 독서 방법을 비판하곤 합니다.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해석이나 설명에 의존한다면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분명히 이러한 지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고대 그리스 신화를 다루는 <오디세이아>를 읽고자 한다면 당시 그리스 시대의 철학과 시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실 우리가 어릴 적 접했던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배경지식 덕분에 이 작품은 여러분들도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책의 배경지식을 알고 있는 것은 등장인물 간의 관계, 주요 사건, 핵심 주제와 메시지 등 책의 주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포인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알베르 카뮈나 카프카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작가가 가진 세계관,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의 존재 이유, 실존주의의 기본 철학 등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강조하는 부분은 책 자체에는 드러나있지 않지만, 책을 잘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배경 지식을 다른 매체를 통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다른 해석을 읽는 것은 역시 외부 자료의 해석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생각한 작품 해석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에 대해 고민해 보며, 이를 통해 각자의 생각이나 철학을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의 설명과 해석을 듣게 되면 자신의 생각에 실수나 빈 부분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혼자만의 고민으로는 전혀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작품의 의미와 해석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이들의 관점과 설명을 접하는 일은 오히려 책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더 용이하게 해주는 자극과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 장르난이도분량주제줄거리 등을 미리 알아보고나에게 적합한 책을 고르자.


제가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전 독서에 실패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알맞은 책을 고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무작정 유명한 작품, 어디선가 들어본 작품, 어딘가 익숙한 작가의 작품을 골랐을 때 자주 생겨나는 문제로, 책을 펼치고 글을 읽어나가면서 지루하고 어렵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껏 말씀드린 다양한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고전 독서는 쉽지 않습니다. 작품에 대해 미리 알아보지 않고 선택하는 경우, 너무 어렵고 방대하거나, 전혀 관심 없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거나, 취향이 아닌 장르의 글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러한 실패 경험이 한두 번 쌓이면, 여러분들이 가졌던 호기심과 열정은 금세 사라져 버리고, 영영 고전과 멀어지는 결과를 야기합니다. 


여기서 제가 추천하고자 하는 방법은 미리 책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고전의 영역이 광범위하다는 의미는 그만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작품 역시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하는 시대나 문화. 좋아하는 장르와 줄거리,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와 고민거리 등 사실상 여러분이 읽고 싶은 모든 유형의 작품이 담겨 있는 곳이 고전의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전에 처음 도전하고 아직 낯선 분들이라면 더더욱 다양한 작품에 대해 더 살펴보고, 확 끌리는 작품을 고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첫 번째 알려드렸던 다양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다음 읽을 작품이나 알아보고 싶은 작가를 고를 때면 가장 먼저 들어본 이름을 쭉 나열한 뒤에, 각각에 대한 설명 자료를 충분히 찾아봅니다. 설명을 통해 내가 가장 읽고 싶은 책이나 가장 알고 싶은 작가인지 고민하고, 내가 지금 충분히 소화하고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인지 역시 고민합니다,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단순히 ’작품에 도전한다‘, ’작품을 해치웠다‘의 마음이 아니라, ’지금 가장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가장 끌리는 작품을 고르는 과정은 그 자체로 고전을 알아가는 과정이면서, 여러분들이 처음 가졌던 호기심과 열정을 더욱 키워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 작가와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이시라면, 많이 찾아보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시작하시길 추천드립니다!     


3. 머리로만 읽기 어렵다면메모하고 그림을 그리며 읽자.


언젠가 여러분이 러시아 문학에 도전해 본 적이 있다면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인물 호칭 때문에 꽤나 고생한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가뜩이나 길고 낯선 러시아 이름인데, 등장인물들은 어떠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인물의 애칭이나 줄임말로 언급하곤 합니다. 처음 이를 접하게 된 독자라면, 글을 한참이나 읽고 나서야 ’아 이게 그동안 이 사람을 말하는 거였어...?‘ 라는 당혹감을 얻기도 합니다. 꼭 러시아 고전이 아니라도, 학교 국어 시간에 국내 고전을 읽으면서, 처음 보는 인물의 지칭법이나 높임 표현, 관용구 등으로 표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복잡한 인물 가계도입니다. 주로 신화에 대한 작품이나 왕실에 대한 작품을 읽다 보면, 누가 누가의 아버지인지, 인물 A와 B가 어떤 관계인지, C의 자식들은 누구였는지 등 중요한 인물 관계가 너무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추천해드리고 싶은 방법이 가벼운 메모나 그림과 함께 글을 읽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는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라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에 인물의 이름과 가계도 정도를 확실하게 정리해 두고 간다면 몇 백 페이지나 되는 작품을 읽어갈 때 생기는 많은 어려움을 미리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 정확한 내용과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의 내용을 꾸준히 읽어갈 수 있기 때문에 더 깊은 재미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세세한 정보를 전부 적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의 필기를 남겨두는 방식으로 활용해 보세요.     


또한, 독서 메모는 작품의 내용이 어렵거나 많은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플라톤의 <국가론>, 샤르트르의 <구토>,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었을 때, 내용이 너무 어렵고 많은 철학적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여 읽기를 중단했던 적이 있습니다. 고전 작품이 품고 있는 주제 의식은 저마다의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재밌는 소설 한 편을 읽는 수준의 독서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면, 해당 작가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내용을 살펴보고, 핵심 어휘나 개념을 필기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적어놓은 메모를 옆에 두고, 책을 읽다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 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잘 활용한다면, 그동안 도전하지 못했던 어려운 수준의 책 역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구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실생활의 적용'은 잠시 내려두고, '질문 던지기'부터 시작합시다.


오늘날 많은 작가와 독자들이 강조하는 독서법 중 하나는 책을 읽는 데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독서를 통해 나의 삶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를 고민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매우 좋은 독서 방법이고, 여러분들이 자기 계발서를 읽거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독서를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고전 독서에 막 입문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삶의 변화를 고려하는 독서는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다양한 장면은 대부분 21세기 대한민국의 삶과 무척 동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읽은 책이 판타지 세상을 다루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거나 12살 소녀와의 사랑을 다룬 문제작 <롤리타>라면, 여러분은 어떠한 교훈과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물론 이 작품에서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고,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깊은 고민 없이는 쉽게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처럼 어떠한 작품의 경우, 아무리 읽어보아도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라거나, 어려운 책이었다 등의 감상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이 ’질문 던지기‘입니다.     

  

제가 말하는 '질문 던지기'란 책을 읽다 보면 생기는 궁금증이나 더 생각해보고 싶은 점을 부담 갖지 않고 적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이야기한 <롤리타>의 경우, ’도대체 이런 주제를 담은 작품이 어째서 고전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인지‘. ’도대체 작가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의 의문이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다 보면, ’이런 세상은 어떻게 생각한거지‘ 라거나 ’이런 등장인물이 나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독서 과정에서 떠오르는 가벼운 때로는 진지한 질문을 모으고, 질문에 해답을 생각해 보는 과정은 여러분들이 고전 작품에 대해 더 이해하고, 즐거움을 발견하며, 나아가 자신만의 철학이나 논리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작용합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 방법과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으세요. 보다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떠오르는 질문을 적어보면서 책을 더 이해해 보세요. 


5. 지나간 책도 다시 읽어보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불리는 <어린 왕자>의 독후감에는 자신이 어렸을 적 읽었을 때의 감정과 성인이 된 지금 읽고 나서의 감정이 무척 다르게 다가온다는 감상평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고전 작품의 의미와 재미와 가치를 느끼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이전의 독서와 다른 삶의 환경 속에서 같은 책을 다시 읽어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따금 평소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던 문장이나 표현이 갑자기 마음속에 와닿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그것은 그 문장이 가진 철학과 의미가 비로소 나의 상황과 고민에 맞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여러 시대와 문화를 관통하며 전해진 고전 작품들은 개별적인 특수성을 넘어 모든 인간의 삶에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는 철학과 깨달음의 깊이는 매우 깊고, 우리 모두 삶의 어느 순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중요한 질문과 답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나간 책을 다시 읽는 행위는 작품이 품고 있는, 이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메시지와 만나는 일입니다. 이전까지는 다가오지 않았던 표현 하나가 여러분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고, 인물의 말 하나가 이전에 없었던 깨달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여러분이 유명한 작품을 읽고 나서 어떠한 감흥이 없었다면, 지금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고 다른 감정과 고민이 있을 때 다시 그 작품을 찾아보세요. 분명히 이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던, 발견하지 못했던 작품과의 대화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6. 책을 읽은 뒤에는 꼭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를 해보자.


마지막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혹시나 여건이 된다면 꼭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를 해보는 방법입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글까지 쓰라고요? 생각만 해도 부담스러워서 독서 자체를 시작하고 싶지도 않으신가요? 물론 여러분의 그런 마음을 십분 이해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연재를 시작하는 저 역시도 한 편의 글을 작성하기 위해 꽤나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글쓰기를 권하는 이유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독서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고, 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나 혼자만을 위한 글이 아니라, 독자를 위한 글쓰기를 시도해 보라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몇 가지 핵심 주제와 인상 정도가 남습니다. 만약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핵심적인 생각 몇 가지만 작성하고 책을 전부 이해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러나 만약 어떤 독자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설명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작성한다면 어떠할까요? 먼저 글의 핵심 줄거리와 주제가 무엇인지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개인적인 감상과 생각에 대해 곱씹어보게 됩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다시 글을 읽게 되는데, 이때 첫 번째 독서에서는 이해하지 못했던 문장을 이해하게 되거나, 줄거리를 이해하고 난 뒤에 마주하는 내용이 새로운 울림을 주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글이라는 것은 참 신기해서 같은 글이라도 읽을 때마다의 느낌과 감상이 달라지게 됩니다. 글을 쓰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내가 읽은 작품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고, 이야기와 메시지를 정리하며, 나아가 내 자신의 감상과 생각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책에 대해 더 이해하고 고민해보고 싶다면, 간단한 수준이라도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하고 설명한다고 생각하면서, 관련된 글을 작성해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저 역시 이렇게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글을 작성하면서 고전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깊은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고전북스가 추천하지 않는 독서 방법>


1. '요약독서와 발췌독'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만약 특정 목적을 위해 책을 읽는 경우에는 발췌독이나 요약본을 통한 독서는 효과적입니다. 필요한 정보가 확실하고, 그것을 보다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면, 의무감에 억지로 책을 붙잡고 해치우는 일은 독자와 작가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고전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시도해보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종류의 독서법은 권장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꾸준히 책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이나 해설자료를 미리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책을 잘 고르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인 것이지, 이것만으로 독서를 마무리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마치 최근 꾸준한 논란이 되는 유튜브 요약 영상만 보고 영화를 보았다고 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쟁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책의 내용과 핵심을 이해하는 너무 좋은 방법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합니다.      


제가 꾸준히 말씀드리는 고전 독서의 즐거움과 앞서 소개한 독서 방법인 적합한 책 고르기나 질문 남기기 등의 방법을 이해하셨다면, 책을 즐기는 방법이 단순히 핵심 주제와 철학을 이해하는 것에만 있지 않음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시대의 삶을 보여주는 배경 묘사,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 와닿는 표현 등 우리는 책의 모든 요소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고, 때로는 진지한 이야기보다도 이러한 요소에 끌려 책을 찾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세부적인 즐거움은 핵심만 요약해서 전달하는 해설집에서는 발견하기 어렵고, 오로지 내 스스로 책의 전부를 맞이했을 때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어렵더라도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그 가운데서 다양한 즐거움을 발견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또한, 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교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전체 작품을 읽어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가끔 특정 표현에 대해 맥락과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에디슨의 유명한 명언인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천재적인 영감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구체적인 맥락을 알지 못하고, 노력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표현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이 들어본 유명한 명언이나 고전의 표현에서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본래 하나의 작품을 써내려가는 일은 작가의 인생이 담긴 철학과 삶을 담고 있는 시대상, 그것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표현과 문체, 사람들을 흡입하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모두 결합하여 완성되는 예술적인 일입니다. 특히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작품들은 이러한 요소들이 의미 있게 결합되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의미와 울림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의 작품을 이해하고, 한 명의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요소를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합니다. 줄거리나 핵심 주제만 전달하는 짧은 영상으로는 작품이 가진 풍부한 예술성과 깊이 있는 교훈을 이해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비록 어려움이 많은 과정이지만, 제가 알려드린 다양한 방법과 함께라면 그 어려움을 조금 덜고, 즐거움과 의미는 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 권의 책을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흐름을 따라가며 완독하시길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2. 다독보다는 정독을 목표로 읽어봅시다.


최근 책에 대한 인기가 다시 늘어나면서 책과 관련된 SNS 계정이나 유튜브 영상, 독서 모임 등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한 달에 30권 읽기‘, ’1년에 300권 읽기‘ 등 최대한 많은 수의 작품을 읽는 독서 유형 역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책을 읽고 누리는 것은 축복과 같은 일이고, 저 역시 더 많은 작품을 읽지 못해서 항상 큰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전 독서에 막 도전하여 알아가고 싶은 분들이라면, 저는 다독보다는 정독을 목표로 읽으시라고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책의 권수에만 신경 써서 ’고전을 최대한 많이 읽었다‘, ’올해 1년 동안 n권의 고전도서를 읽었다‘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독서가 그다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먼저 책의 권 수에 신경 쓰게 된다면, 아마 여러분들은 분량이 두꺼운 벽돌책음 읽는 것 자체를 포기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이 들어본 <돈키호테>, <레미제라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의 유명한 고전 작품들은 모두 1500페이지가 넘어가서 책의 두께만 보아도 가슴이 턱 막히는 책들입니다. 전부 읽는데만 몇 달이 걸릴지 모르는 이러한 작품을 일상생활 중에서 완독하는 것은 무척이나 험난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책 권수를 늘리는 독서에 지나치게 몰입된다면 이러한 책들과는 영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고전이 가진 난이도와 깊이를 생각한다면 책을 슥슥 편하게 읽어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유명작인 <이방인>, <페스트> 등을 읽기 위해선 카뮈의 핵심 철학인 ’부조리의 철학‘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어려움처럼 이러한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며, 어떤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편하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습니다. 읽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인해 다시 문장을 반복해서 읽거나,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서 다시 내용을 확인하는 등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꽤 많은 고전 작품들이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겪고 하나씩 읽어가는 것을 요구합니다. 때문에 책을 후딱 끝내고 권수를 늘리겠다는 마음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만 골라서 읽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고전 독서를 통해 의미 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다면, 다독보다는 한 작품을 온전하게 이해하겠다는 정독을 목표로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마치며> 


두 편의 글을 통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다양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를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고전의 세계에 뛰어들 시간입니다. 저는 앞으로 한 명의 고전 작가를 선정하여, 그 작가의 삶과 철학을 소개하고, 해당 작가의 작품을 하나씩 알아가는 방식으로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비록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내용은 아닐지 몰라도, 어디선가 들어본 작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작품들을 더 잘 알아가시길 희망합니다. 여러분들이 저의 연재 글을 읽으며 고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조금 더 친해지길 바라면서 본격적인 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전을 읽는 이유"   진부한 질문에는 뻔한 대답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