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인사없는 헤어짐]

by 서란

우리 언제든 만날 수 있도록,
인사 없이 헤어지자.

즐거웠던 추억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우리 인사 없이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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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처음 만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처음엔 정말 어색했는데 지금은
서로에게 떨어져 있어도 생각나는 존재인 것 같아.

헤어질 때 우는 건 우리답지 않으니까,
낯간지럽게 뭐 하러 울어.

우리 그냥 "안녕" 이란 인사 없이,
"작별" 이란 슬픔 없이,
시간이 지나도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도록,
인사 없이 헤어지자.

우리 나중에 커서 다시 보았을 때,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있기를 바라며,
인사 없이 헤어지자.

이 순간을 돌아보았을 때,
행복한 기억만이 남길 소망하며,

우리 오늘,
인사 없이 헤어지자.


올해 너희를 만난 게,
나의 가장 큰 행운이야.

올해 너희 덕분에 하루하루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
다른 곳에서도 늘 너희를 응원하고 있을게.

나중에 이 순간을 돌아보았울 때,
나는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얘들아.

너희 덕분에 나의 그때가 빛났던 것 같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때처럼,

우리, 인사 없이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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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약 2년 전, 저의 초등학교 졸업식 날에 쓴 글입니다. 지금 다시 본 졸업 앨범 속엔, 여전히 동글동글하고 앳된 얼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과 함께 한 해 한 해를 무사히 잘 끝마칠 수 있는 건, 저희 반 아이들과 선생님의 많은 노력 덕분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추억은 그 시간 속에 머물지만 우리는 오늘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에,


그 추억들은 소중히 마음에 담고

오늘,


인사 없이 헤어집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