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일찍 저물어가는 하루는 그 주황빛 하늘로 마지막 빛을 발하고,
영차영차 공부하러 가는 나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저 멀리 건물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본다.
선홍색의 하늘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보니,
카메라가 얼마나 선명하고 정확할지라도 지금의 느낌을, 날아갈 듯이 아름다운 구름을 담아낼 수 없단 걸 불현듯 깨달았다.
이걸 휴대폰에 담을 수 있다고 한들, 다시 보기나 할까.
다시 추억하려고 할까.
나는 그저 저 해를, 이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는 이 찰나를 사랑한 거다.
학원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한기에 마지막 온기를 발하는 핫팩을 꼭 쥐고 바삐 집으로 걸어가는 거리에서,
아무런 생각과 느낌 없이
귀에 잠시 이어폰을 꽂고 갈 수 있는 그 10분.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그 10분.
나는 그저 그 짧은 찰나를 사랑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