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전에 실패를 많이 안 겪어본 탓일까.
꽤나 오랜만에 겪어본 실패가 더욱 쓰라리게 느껴지는 탓일까.
이번에 진짜 잘하고 싶었는데.
준비도 진짜 많이 해갔는데.
나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냥 내 미련 일뿐인 건가 싶다.
남들은 다 잘하는데 나는 못하는 것 같고.
아니, ' 못하는 것 같고 ‘ 가 아니라 실제로도 '못하는 거다'
자꾸만 외로운 생각이 든다.
나만 뒤처지면 어떡하지.
다른 애들 다 잘하는데, 나만 도태되면 어떡하지.
내가 이곳에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내 실력이 안 좋으면, 아이들이 날 안 좋아해 주려나.
내 결과가 안 좋으면, 더 이상 나랑 친구 하기 싫어하려나.
겉만 번지르르 해보이는 애였던 게 들통나 버려서 어떡하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에 잠시 생각의 시선을 옮기기로 했다.
‘나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데.’
' 나 조금만 더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 한계가, 내 노력의 최대치가 이 정도까지 일까 봐 두려웠다.
더 노력해도 내가 이 정도까지가 최선인 사람일까 봐 무서웠다.
계속된 후회와 원망, 그리고 자책은 나를 더 힘들게 만들 게 뻔하니까 그 대신 내가 나를 먼저 믿어주기로 했다.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친구도,
나를 항상 사랑해 주는 가족도,
나만큼 나를 더 믿어줄 순 없으니까.
설령 다음에도 똑같은 이유로 힘들어하더라도,
다음에도 잘 못해도,
언젠간 빛을 발할 것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 어쩌면 내가 느낀 '실패'는, 사실 실패가 아니라 그냥 장난 많은 신이 내 잔잔한 일상에 딱 한 방울 떨어뜨린 물방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