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아닌 '햇살이 깨워주는 아침'을 맞이하던 날.
처음으로 돈을 주고 '시간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자들은
‘자신의 시간’을 위해 사람들을 고용한다는 글도 본 적이 있었다.
멋진 직장인의 우아한 여행을 꿈꾸던
헛된 나의 현실 여행은 일정에 관계없이 ‘혹시나, 만약에’의 연속이었다.
늘 불확실성 속에 나를 내던지는 연습을 해야 했다.
‘혹시나 만약’을 대비했던 내 가방은 늘 무겁고 짐이 많았다.
그리고 내 신발은 직장이 규정한 직원의 ‘복장 규정’이라는 핑계로
도착지까지 신고 왔던 나의 신발은 힐이 높은 구두였다.
“편하게 오지. 선보러 왔냐”라는 핀잔에 웃긴 했지만,
사실 울컥했다.
늘 긴장하며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던
내 삶이 들킨 것만 같아서였다.
그리고 10여년 전의 나도 2년 전의 나도
지금의 나도,
나만 여전한 것 같은 것이 슬펐다.
그렇게 야무지게 떠난 2018년의 여행지에서
홀로 씁쓸한 마음으로 잠들었던 나는
알람이 아닌
커튼 사이의 햇살이 깨워주던 아침이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