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사고 싶었던 그때와 지금

나에게 온전한 하루가 주어졌지만_

by Carry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온전한 하루가 매일 주어지고 있다.


어린시절의 나는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행복할 줄 알았다.


대학에서의 나는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모든 것이 행복할 줄 알았다.


대기업에 취업을 하면

목돈을 벌게 될 줄 알았다.

때가 되면 진급도 하게 될 줄 알았다.

자격을 갖추어 때가 되면 해외 지점장이 될 줄 알았다.


그러다

결혼도 하게 될 줄 알았고

가정을 꾸리며, 자녀도 생기게 될 줄 알았다.


잘 하는 것이라고는

성실하고 꾸준한 끈기 뿐이라.

밝게 웃고, 열심히 하다보면

누군가는 알아줄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다못해 '신' 이 존재하면

하다못해 '하늘' 이 그 노고를 알아주는 날이 온다고 했으니

그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하늘은 대체 나에게 얼마나 어떤 큰 일을 맡기려고

이렇게 시련을 줄까 싶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날'은 쉽게, 자주 오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계획에 없던 일들이 자주 발생하였고

틀 안에서

성실히 움직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반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타인에게 싫은 소리나 불평 불만을 하지도 못하고,

작은 것에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고 웃고만 다녔던 나에게 갑자기 일어난 일들은

여전히 아직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쳇바퀴 돌듯

바쁘게 분 단위에 맞춰살던 그 시절 출근 길엔

나의 발로 지하철 역에서 내리고 타본적도 많지 않았다.


출근 길

지하철 역을 가기 위해

수없이 건너던 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지하철 시간에 맞춰 뛰기 위해

하이힐을 신고, 횡단보도에서 달릴 준비를 했던 나에겐


건너편 운동복을 입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보였다.

돈을 주고 시간을 사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소원대로 모든 시간이 멈췄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계획에 없던 시간에

빠르게 돌아가던 나의 삶은 그렇게 멈췄다.


그리고

그 날 이후부터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그렇게 나의 10 년의 시간은 멈추어 있고,

온전히 회복되지 않는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5년 간의 치료기간을 가지며


갑작스럽게 얻은 누군가에게 여유로워 보이는

매일의 온전한 하루의 시간이


아이러니하게

마냥 행복하지 않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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