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착각했었다.
10년간 고립된 시간 속에서 겨우 세상으로 나오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Hook(고리)인 줄 알았다.
그 줄이 언제든 끊어지기 쉬운 위태로운 줄이라는 사실은
우연히, 어느 날 알게 되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괴로웠었다.
하지만 그 줄을 쉽게 놓기 어려웠다.
세상으로 나오게 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끈이라고 착각했던
내 자신을 직면하기 어려웠다.
어리석은 나 자신을 다독이기 바빴다.
여전히 우리는 무슨 사이인줄 모른다.
아니 정확히 모르겠다.
가장 어둡고 캄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그 시간에서 건져올려 줬던 그 시간을 후회할 순 없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백지가 아니었던 내 무거운 종이를
호기롭게 함께 들어주겠다는 그를 만난것을 후회한다.
후회한다. 후회한다. 후회한다. 후회한다.
그를 몰랐었을 떄의
캄캄하던 그 시절의 그 때의 고립된 내가
스스로 나왔어야 할 그 시간을
누군가가
우연히 던졌던 그 줄을
덥썩 잡았던 나 자신을 후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