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너머의 숨겨진 세상을 찾아서.

칼럼 #2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 이진민

by 먼지

우리가 쓰는 단어들의 의미에 그 나라의 문화가 녹아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언어를 배우거나 사용할 때 단어의 의미만 외울 뿐 그 단어 이면의 세상을 함께 배우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의미에 숨겨진 독일의 문화를 함께 소개합니다. 단순히 단어의 의미만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단어 이면의 또 다른 세계를 소개해 주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16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2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라우스부르프(Rauswurf)

라우스부르프(Rauswurf)의 뜻은 ‘던짐’입니다. 독일에서는 초딩이 되기 전 유치원 졸업식에서 아이들을 유치원 밖의 매트리스 위로 던지는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이 세상에 태어나길 원한 게 아니라 태어나 이 세상에 던져졌습니다. 던져진 곳이 자갈바닥일지 부드러운 모래바닥일지는 모르지만, 던져지기도 한 존재는 언젠가 쑥쑥자라 누군가를 던지기도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좋은 곳으로 던져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지않을까요?

아이들이 던져질 때 다치지 않기 위해 그 밑에 푹신한 매트리스를 여러겹 깔아준다고 합니다. 이후에 아이들이 살아 갈 인생에서도 어딘가로 던져졌을 때 매트리스를 깔아줄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나의 인생에서 다치지말라고 매트리스를 깔아줄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가장 폭신하고 튼튼한 매트리스를 깔아 줄 사람은 나의 부모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라는 존재는 그런 존재이니까요. 오늘도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


2. 파이어아벤트(Feierabend)

파이어아벤트(Feierabend)는 하루 일을 끝낼 때 쓰는 명사입니다. 주로 퇴근이 다가올 때 외치는 단어인데, 하루종일 일에 찌든 얼굴이어도 퇴근 후 축제를 즐기기 위한 설레는 얼굴을 하고 외치기도 합니다. 이런 단어에도 한국과 독일의 노동 문화에 차이점이 있는데요. 독일은 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이 보편적입니다. ‘휴식’을 보장받는 것이 당연한 사회이기 때문인데요.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한국사회와 달리 독일은 ‘휴식’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합니다. 이를테면 코로나 초창기를 비교해보았을 때,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은 밤낮없이 의료진들이 최전선에서 일하며 바이러스에 대응했지만, 독일은 주말에는 병원을 열지 않으며 의료진의 휴식을 보장하였습니다. 파이어아벤트 한 단어만으로 독일의 퇴근문화가 한국과는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단어 하나에도 삶이 들어가있고 그 삶에 문화가 녹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으로, 일상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움을 찾고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누리며, 아쉬운 것이 있다면 한번 고민해 보고 생각의 경계를 넓혀본다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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