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독후감#12 : 인연을 읽다 - 친구 편 -

끊어진 관계와 다시 이어진 마음

by ClaireH


예전엔 다 안다고 믿었던 친구가 있었다.

술잔 앞에서 늘 웃고 떠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우리는 깊은 대화 한 번 나눈 적이 없었다.

가족의 고민도, 마음의 치부도, 그녀의 진짜 슬픔도 나는 알지 못했다. 아마도 나는 묻지 않았고, 공감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 삶의 전환점마다 그녀와의 거리는 벌어졌다.

혼전 임신, 결혼, 이혼. 그녀는 단순했고, 때로는 어리숙했다. 나는 점점 마음을 닫았다.

결국 남은 건 ‘그저 그런 술친구’라는 이름뿐 그녀와도 인연을 끊었다.


한때 내가 좋아했던 언니가 있었다. 늘 좋은 것을 나누고,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기던 사람.

나는 그런 언니가 고마웠고, 오래 곁에 있고 싶었다.

그러나 내 솔직한 말이 그녀의 여린 마음에 상처가 되었고, 그 인연도 단절되었다.



나는 밤새 고민했다. 내가 너무 세게 말했나, 예의에 어긋났나. 후회와 반성만 남긴 채, 그 언니는 내 삶에서 사라졌다.



나는 사람에 대한 갈증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사실은 가까워질수록 피곤하다고 생각하며 벽을 쌓아왔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를 상처 주지 않기를 바라는 모순된 마음. 그 야박함이 결국 많은 인연을 흘려보냈다.


최근, 마음이 가는 동생 같은 사람이 생겼다. 소녀 같은 감성을 가진 아들 친구 엄마.

가식 없고, 절제된 따뜻함이 있는 그녀에게서 나는 오랜만에 ‘건강한 인연’의 가능성을 본다.

이번만큼은 서두르지 않고, 선을 지켜가며 차근차근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오늘의 교훈-


인연은 억지로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닿을 때 자연스레 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