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Final)
안녕하세요, 도영입니다. 2023년의 첫 주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2022년의 마지막 날과 새해를 부산 광안리에서 맞이하였습니다. 광안리에서 종종 진행되던 드론쇼는 12월 31일을 준비하기 위함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드론쇼와 함께 2023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새해에는 으레 운동 열심히 하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규칙적인 생활하기 등 이런저런 목표들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다짐에서 그치지 않게 모두 보란 듯이 성공하는 일 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탄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Final)>
오늘은 2019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박 3일 정도 머물기로 계획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4박 5일 정도 머물렀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이다. 러시아의 특징이라면 모두가 알다시피 땅이 넓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어느 도시를 방문하는지에 따라 러시아 만의 독특함을 포함하여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유럽 도시를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밸런타인데이라니, 별다른 이벤트 없이도 도시 자체의 분위기로 인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명한 관광지로는 피의 사원, 성 이삭 성당,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겨울 궁전, 여름 궁전 등이 있을 텐데, 우리는 그중에서도 성 이삭 성당, 그랜드 마켓 러시아라고 하는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박물관을 거쳐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겨울 궁전 그리고 방문할 예정이다. 모두 하루 만에 방문한 것은 아니고, 15일 이른 오후에 걸쳐 돌아본 관광지들이지만 내용의 흐름 상 한 번의 포스팅에 담고자 한다.
우리는 숙소에서 전 날에 만들어 놓은 파스타를 아침으로 먹고, 택시를 타고 가장 먼저 성 이삭 성당으로 향했다. 성 이삭 성당은 러시아 사람들 또한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라고 하여 비교적 사람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전 시간대에 방문하고자 했다.
성 이삭 성당은 돔 형태의 황금빛 지붕이 특징인데, 방문객들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오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있었다. 성 이삭 성당은 두 가지의 관광을 할 수 있었는데, 예배를 드리는 성당 내부에 들어가는 것과 건물을 올라가 도시의 경관을 보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성당 내부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성당의 내부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지 예의라고 하여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기는 했다) 잠시 구경만 한 뒤 서둘러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건물을 올라보기로 하였다. 물론 무료는 아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매표소가 별도로 있는데, 사람들이 많지 않아 금방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
옥상(?)으로 오르는 길은 무수히 많은 수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당 계단이 처음 성당을 지을 당시에 함께 준공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난간 부분이 조금 낡아있어 불안한 마음에 최대한 안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성당의 높이만큼이나 계단의 수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았기에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올라갈 것을 권장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우 모스크바와 같이 높은 건물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매우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날 비도 조금 오는 등 날씨가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 방문에는 날씨가 맑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옥상으로 오르면서 영상을 찍었는데 사람이 직접 종을 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계적 장치에 의해서 주기적으로 종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성당의 돔과 흰 눈으로 덮인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자 다시 한번 러시아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이후 우리는 겨울 궁전으로 향했다. 지리상 성 이삭 성당에서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겨울 궁전이 멀지 않은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기로 하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해외여행에서는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걸어서 이동하면서 느낄 수 있는 그 나라 특유의 분위기와 거리를 보는 것이 참 좋다. 마치 해당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매일 접하는 일상에 들어감으로써 더욱 가까이에서 도시를 느끼는 듯한 기분이다. 실제로 그냥 거리일 뿐이지만 관광지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빠르게 걷는 다면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걷다 보니, 우리는 약 30분 정도 걸어서 도착했다. 도착할 당시는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러시아 군인들이 겨울 궁전 광장에 모여 어떠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은 금하고 있었기에 해당 모습을 찍지는 못하였지만, 제복을 입은 러시아 군인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것 또한 하나의 볼거리였다. 어느 정도 구경을 한 뒤 우리는 간단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이동에 시간을 다소 타이트하게 사용했어야 하는 관계로 간단하게 겨울 궁전에서 팔고 있는 핫도그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겨울 궁전보다는 여름 궁전이 더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두 번 방문하였지만 모두 겨울에 방문했던 관계로, 기회가 된다면 여름에도 러시아를 한 번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계획대로 라면 빠르게 겨울 궁전을 구경한 뒤 에르미타주 박물관까지 한 번에 구경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군인들을 구경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더 소요했던 관계로, 궁전 구경은 익일 모스크바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방문하여 구경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하였다. 이유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살고 있는 친구 '그레고리' 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레고리를 만나기로 한 그랜드 마켓 러시아 박물관의 위치가 겨울 궁전에서 약 10킬로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약속 시간을 감안했을 때 빠르게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구경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촉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택시를 사용했고, 약 35분에 걸쳐 그랜드 마켓 러시아 박물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해당 박물관은 유물이나 예술 작품 등을 전시해 놓은 역사박물관은 아니었으며, 러시아의 발전 과정을 담아 놓은 박물관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들을 위한 박물관으로 지어 놓은 듯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잘 구경하였다.
위와 같은 식이었는데, 풍경 묘사를 디테일하게 잘 표현해놓았어서 굉장히 흥미롭게 작품(?)들을 구경하였다. 자동차나 기차 등 일부는 기계 장치를 통하여 실제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구현해 놓았기 때문에 위에서 말했 듯 아이들이 본다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았다. 그레고리는 2019년 당시 16살이었는데 (나이 차가 다소 나지만 '친구'하기로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계속 살았지만 해당 박물관은 처음 방문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겉으로 티는 나지 않았지만 왠지 굉장히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후 기념품 샵에서 작은 깃발과 곰인형 등을 산 뒤 (사진으로 찍었으나 얼굴 옆에 붙인 채로 사진을 찍는 바람에 공유하기는 곤란할 듯하다), 저녁을 먹으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도쿄 시티'로 향했다.
도쿄 시티에 도착하니 오후 6시 정도로 딱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아침과 점심을 간단하게 먹어서 그런지 굉장히 출출하였다.
햄버거, 롤, 보르쉬 등을 주문하여 먹었으며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을 마셨다. 사진으로 담은 칵테일은 깔루아를 활용한 칵테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국내 펍에서 주문했을 때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어서 신기한 마음에 사진으로 남겼다. 그레고리는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물과 탄산음료를 시켜준 뒤 칵테일을 마음껏 마셨다. 이후에는 얀덱스 택시를 불러서 그레고리를 귀가시켜주었는데, 러시아에서는 없는 문화인지 그레고리는 곤란해하는 듯하면서도 고마워하는 눈치였다.
이후 우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밤거리를 거닐기 시작했다. 관광지들은 해가 지기 전에도 영업을 종료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경주와 같이 늦은 시간에 방문할 만한 관광지는 많이 없었다. 그래도 '어제' 보다는 일찍 거리 탐험을 시작했기에 문을 연 가게들이 많이 있었다.
거리를 걷던 중 굉장히 좁은 기념품 상점을 방문하여 쫓기듯이 기념품 몇 가지를 구매해서 나왔다. 아이 러브 뉴욕을 패러디한 아이 러브 상트페테르부르크 티셔츠를 한 장 샀었는데, 사이즈가 작은 바람에 입지는 못하고 그저 관상용으로 활용하는 데서 그쳤다. 그 밖에도 마트료시카나 배지, 냉장고 자석, 곰을 타고 있는 푸틴이 새겨져 있는 티셔츠 등이 많았지만 크게 마음에는 들지 않았기에 티셔츠만 한 장 정도 구매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지금 생각하기에 자석 정도는 하나 구매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즈음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는데,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눈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가 참 아름다웠다. 그러나 감기에 걸리기는 싫었기에, 빠르게 숙소로 돌아온 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을 위해 빠르게 잠들었다.
다음날 2019년 2월 15일 오전 9시경에 기상하여, 기념품 등을 챙긴 뒤 숙소를 정리하였다. 여러 가지 요리를 해 먹은 터라 설거지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에 숙소를 정리한 뒤 샤워를 하고 나니 적당한 퇴실 시간이 되어 있었다. 그 이후 비행기 탑승 시간에 늦지 않도록 빠르게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였다.
박물관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넓었다.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작품들을 감상한다면 한 시간은커녕 적어도 세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비행기 시간 때문에 한 시간 정도밖에 머물지 못하였으며, 그것은 지금까지도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해당 박물관 또한 외투와 가방을 별도로 보관해야 했다. 계획대로 라면 박물관 안에서도 다양한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최대한 빠르게 박물관 내부를 최소한 한 번씩 둘러보는 것으로 목적을 바꾸었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복도에 간단하게 장식되어 있는 그림마저도 눈길을 끄는 인상 깊은 작품들이었다. 다행히 여러 가지 작품들을 사진으로 남겨 생각이 날 때마다 종종 구경하고 있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듯하다. 만약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다시 가게 된다면 이 에르미타주 박물관만큼은 꼭 한 번 더 가고 싶다.
이후 우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공항으로 이동하여 모스크바로 향했으며, 이것으로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은 마무리하게 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보다 더 유럽 같은 도시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사실, 유럽 국가를 방문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 말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정말이지 '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감탄의 도시가 아닐 수 없다. 6~7월 즈음에는 백야 현상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여름 궁전 등 방문하지 못한 관광지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관계로, 여름 경에 꼭 재방문하여 백야와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꼈으면 한다.
이상으로 2박 3일간의 짧았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여행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다시 모스크바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강가를 따라 걷다가 만난 귀여운 강아지 친구 사진을 첨부하며, 13화는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