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영 Nov 07. 2022

[여행] 2월의 러시아 여행, 1화

가자! 아스타나 공항으로!

  안녕하세요, 도영입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는 2019년 2월, 약 2주 동안 다녀온 러시아 여행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러시아는 큰 땅 덩어리를 가진 국가인 만큼 여러 개의 도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여행하였던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트르부르그'여행에 대해 공유해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으나 러시아는 왠지 아시아, 미국 등의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게 여행을 결심하는데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저처럼 러시아 여행이 망설여지는 분들이 계실 줄로 알고, 간접적으로나마 러시아를 느껴보셨으면 하기에 최대한 제 경험을 잘 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지금은 우러전쟁으로 인하여 러시아 여행이 더욱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간접적이나마 평화로운 분위기를 추억해보았으면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모두가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러시아로 여행을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가자! 아스타나 공항으로!>


 현재 시각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2019년 2월 8일 금요일 아침 8시 30분이다. 우리는 아스타나 공항을 거쳐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Air Astana KC210 편'을 타기 위해서 인천공항 제1터미널로 향하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그저께까지 추석 연휴였던 관계로 모두 고향집에 내려가 있는 바람에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해외 출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륙 시간이 11:35분으로 촉박했기 때문이다. 늦잠과 같은 이유로 러시아 여행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그 전날 미리 짐을 싸고 인천 공항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다. 그 덕분에 8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도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티켓팅을 위해 공항을 돌아다니는데 웬 로봇 친구가 서서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신기했지만 빠르게 수속을 밟고 면세점을 구경하기 위하여 열심히 항공사 데스크를 찾았다. 잠깐 확인해본 바로는 로봇의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니,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신 경우에만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 보였다.

머리 위의 리본이 인상 깊은 로봇

 티켓팅 이후 신청해놓은 포켓 와이파이를 수령하기 위하여 부스를 방문하고, 휴대폰 로밍 센터에 들렀다. 그리고 수속을 밟고 면세점에 도착하니, 1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었다. 해외여행을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해외여행 갈 때는 일찍 공항에 가는 것이 좋다'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푸드코트로 향했다. 앞으로 한참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기내식에만 의존하기에는 불안했던 관계로 배를 든든하게 만들고 비행기를 탑승하고 싶었다. 러시아에 있는 동안 한국 음식을 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얼큰한 걸 먹고 싶었기에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어서, 김치찌개도 충분히 얼큰했다.

 식사 후 함께 면세점을 둘러보니 인천 공항 면세점답게 구경만 해도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오전 10시 전후라는 이른 시간에도 면세점 방문객들을 위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임금님 행차 퍼레이드의 화려한 행렬은 면세점 구경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더욱 촉박하게 만들었다. 외국인 여행객 분들도 많이 계셨는데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더욱 뿌듯해지는 듯했다.

 여러 가지 구경거리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보딩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서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겨야 했다. 전 세계 상위 공항 10위권 이내에 위치하는 인천 공항의 크기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그것도 잠시, 면세점 이벤트로 비행기를 놓치는 것은 안 될 말이었기에 다시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러시아 여행의 경우 모스크바로 가는 직항기가 없어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 공항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탑승하였으며 항공사는 '에어 아스타나'로 카자흐스탄의 국적기였다. 3명이 앉아서 가는 이코노미석을 예약하였는데, 운이 좋아 좌석 하나가 비워진 상태로 탑승하여 비즈니스석 못지않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즈니스석을 타본 적이 없지만 아마 비슷한 수준으로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내 탑승 시 주의 사항을 안내받고 곧 이륙하는가 싶더니 승무원 분들이 에어 아스타나에서 제공하는 기내 물품들을 나눠주었다. 머리빗, 이어 플러그, 구둣주걱, 수면안대 등 이런 것도 주나 싶을 정도로 의외로 알찬 구성이었다.

 이륙 후 비행기 내부가 보라색 빛으로 가득 차는 바람에 수면하기에 최적의 상태가 되어 기내 물품으로 받은 안대를 아주 잘 활용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보라색 빛이 어색하였으나 주황색 불 빛보다 눈이 편한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여행 이후 사진 정리를 하면서 기내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역시 일반적인 전등 빛이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열심히 숙면을 취하니 비행기 여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기내식 시간이 되었다. 메뉴판에는 KOREAN JIN DAK이라고 되어 있어서 한국인 여행객들을 위한 에어 아스타나의 배려심에 감탄하였는데, 실제로 받은 음식은 우리가 먹어왔던 찜닭과 비슷하게 생기기는 하였으나 맛은 완전히 달랐다. 그 관계로 한국식 찜닭이 아닌, '카자흐스탄 찜닭'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래도 맛은 나쁘지 않아서 2번 제공하는 기내식을 모두 카자흐스탄 찜닭으로 맛있게 해결하였다.

 식사 후에는 디저트로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도 받았다. 위 사진의 파란색 껍질을 가진 초콜릿을 제외하고는 견과류나 말린 과일 등의 첨가물이 들어있어서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으나. 항공사의 성의에 보답하기 위해 남김없이 다 먹었다. 두 번째 기내식 이후에 동일한 구성으로 한 세트를 더 제공해주었으나, 두 번째 디저트는 추후 여행 동안의 간식으로 활용하기 위해 비축하였다. 의자 뒷 편의 태블릿이 없는 항공편이었던 관계로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와중 기내의 보랏빛이 약간 밝아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창 밖을 보니 어느새 비행기 창 밖이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었다.

어릴 적 강원도 여행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새하얀 풍경이었다.

 눈으로 덮인 세상은 끝없이 펼쳐져 있는 듯 한 착각을 주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두려움도 느끼게 하였다. 2월에 떠나는 러시아 여행인 만큼 몇 시간 뒤면 창 밖의 눈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저런 풍경 속에 던져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쯤, 비행기의 착륙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태블릿이 없는 7시 30분의 기나긴 비행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영겁의 시간이었지만 조금씩, 그렇게 우리는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 공항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장시간의 비행으로 많이 힘들었으니, 오늘의 여행은 여기까지 하고 이어지는 여행은 다음 글에서 계속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