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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영 Nov 08. 2022

[여행] 2월의 러시아 여행, 5화

반가워, 모스크바 (2)

 안녕하세요, 도영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붉은 광장에서 크렘린 궁전과 성 바실리 대성당의 아름다움을 한껏 만끽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건물들과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듯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감각은 넓히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실외에서 잠깐 벗어나 몸도 조금 녹일 겸, 실내로 한 번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외부에서만 보았던 굼(GUM)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반가워, 모스크바(2)>


 우리는 붉은 광장에서 유명한 관광지이자 종합 쇼핑몰인 굼으로 들어섰다. 에는 러시아의 기념품들과 각종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게들이 있었으며 식당, 잡화점, 아이스크림, 차, 달달한 음료 등 심심한 입을 달랠만한 간식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쇼핑도 해볼 생각이었지만 간단하게 둘러보니 명품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해 있었으며,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굼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어떤 카드를 발급해 주는데, 많이 구입하면 구입할수록 카드의 등급이 올라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밖에 사지 않았고, 러시아 친구들도 굼에서 뭘 사본 적은 없다고 해서 등급에 따른 혜택이 무엇 인지에 대해서는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그저 백화점 VIP와 같은 혜택이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었다. 굼에서 무언가 사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나, 인테리어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웠기에 굼에서는 눈의 즐거움만 충족시키기로 하였다.

굼의 내부 모습이다. 가게들과 식당이 보인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굼의 내부는 마치 유럽과 아시아를 섞어 놓은 듯 한 느낌을 받았다. 2019년 2월 방문 당시, 중국의 춘절을 맞이하여 붉은 풍등과 같이 중국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는 소품들이 많이 장식되어 있었다. 벚꽃도 춘절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일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였다. 벚꽃의 경우 작년에 굼을 방문했을 때에도 여러 곳에 장식되어 있었는데, 이번 방문에는 춘절을 기념하기 위한 장식들을 추가해서 인지 더욱 유럽과 아시아의 조화롭게 섞였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았다. 일부 보이는 중국 관광객들은 기분이 좋은지 아주 밝은 모습이었다. 중국 관광객 이야기가 나온 김에 사족을 달아보자면 의외로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없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러시아의 관광지에 중국 관광객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거리를 다니며 아시아인들은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굼을 둘러본 우리들은 간단하게 굼의 분위기만 조금 체험하다가 공복인 배를 채우기로 했다. 원래는 또 다른 러시아 친구인 안나(Anna)가 함께 합류하여 저녁을 먹기로 했었는데, 안나의 경우는 아직 고등학생인지라 학교를 마쳐야 합류할 수 있으며 처리할 일이 있다고 하여 먼저 간단하게 허기를 달래기로 했다.



 그런데 그전에 디마와 댄이 식당으로 가기 전에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다고 했다. 성 바실리 대성당을 지나 앞으로 조금 더 가다 보면 이름 모를 공원이 하나 나오는데, 눈 내린 러시아의 공원은 정말 아름다웠다.

차갑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공원이었다.

 대성당에서 벗어나 공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반짝이는 조명들로 꾸며진 다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러시아의 풍경들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 다시 한번 산책을 하며 모스크바의 아름다움을 눈에 마음껏 담은 뒤, 더욱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디마와 댄이 추천해주고 싶은 식당이 있다고 해서 더 이상 지체할 것도 없이 바로 식당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도보 여행을 하며 길거리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밤의 모스크바를 걸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이후 여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만큼 열심히 걸어보기로 하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곧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느꼈다.

 다만, 날이 어두워질수록 모스크바의 건물들은 밝아졌다. 건물들이 밝아지면서 낮에 느꼈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치안의 걱정만 없다면 구석구석 모험해보고 싶은 거리였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모스크바에서는 '가까운' 거리) 디마와 댄이 소개해주려고 했던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의 이름은 '마켓 플레이스 (Market Place)'로, 처음에 식당에 들어가면 개인에게 카드를 하나씩 발급해 주는데, 지급받은 카드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푸드 코트에 방문하여 카드를 내밀면 자신이 먹은 음식과 가격의 정보가 카드에 저장되면서,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한꺼번에 계산하는 형식이었다.

 과연 추천할만한 식당이었는지, 많은 손님들로 가득 차있었다. 쉽게 자리가 나지 않아 십 여분 정도 대기를 하다가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식당 안에는 다양한 음식들을 파는 푸드 코트들이 많았으며, 술도 판매하고 있었다.

 힘들게 얻은 자리를 지키고자 교대로 자리를 비우며 먹고 싶은 음식들을 찾아 마켓 플레이스 내를 돌아다녔다. 러시아로 출발하기 전부터 먹고 싶었던 음식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러시아의 김치찌개라고 불리는 '보르쉬', 두 번째는 러시아의 고기 꼬치 요리 '샤슬릭', 세 번째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에 도쿄 스테이션이라는 아시아 퓨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있었는데 그 식당의 메뉴들이 자꾸 떠올랐다(도쿄 스테이션의 방문은 다른 포스팅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푸드 코트에서 닭고기로 만든 샤슬릭을 발견하여 고민할 것도 없이 주문하였고, 사이드 메뉴로 구운 감자 등 이것저것을 추가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안나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러 갔다. 디마와 댄이 걷고 싶냐고 물어보았지만 약속 시간에 늦을 수도 있을듯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건의했다(가까운 거리라고 하였지만 속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를 타고 서도 약속 시간을 겨우 맞출 수 있었다. 추운 러시아의 거리에 친구를 오래도록 세워 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쉽게도, 두 번에 걸쳐서 끝내려고 했던 <반가워, 모스크바> 포스팅이었지만, 생각보다 한 일들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걸어 다니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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