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새벽
"결과가 없잖아." 친구가 말했다.
나는 한동안 그 말을 곱씹었다.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지만 금세 질려버리고,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시작은 늘 경쾌했지만, 끝은 언제나 흐릿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조금씩 작아졌다. 마치 내가 아무 데도 닿지 못한 사람처럼.
돈, 좋은 직장, 평생을 살 수 있는 집.
크게 원하지 않는 것들이었지만, 모두가 말하는 결과는 이것이었을까?
문득, 구름이 참 예쁘다. 바람도 선선하니 좋다.
그 순간 생각한다. 뭐라도 되겠지.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꾸준히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가끔은 산을 타거나 바닷속을 구경한다. 시간이 남으면 글을 쓴다.
도달할 곳이 과연 있을까 싶은 일들뿐이다.
누군가 정한 '결과'에 비해, 내가 걷고 있는 이 한 걸음은 참 작다. 우리가 길을 찾지 못하거나, 길을 잃어버리거나, 걷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 되건, 무엇이 되지 않았건.
나는 부지런히 새벽을 열었다. 추울 때도, 피곤할 때도, 의미가 보이지 않을 때도. 알람을 끄고 일어나 신발을 신었다. 바다로 뛰어들어 고래를 만났고, 친구와 새벽을 달려 크루아상을 먹었다.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것이 내 결과였다.
무언가를 이루기보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매일 새벽이 찾아올 때마다, 그 문을 먼저 벌컥 열고 빛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새벽이 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