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재벌회장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가 있다면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저는 신입사원 시절, 회장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돈과 경영에 대한 질문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삶'이 궁금했거든요.
공채 입사 후 4주간 합숙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중 가장 긴장되는 시간은 단연 회장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회사 최고경영자와 신입사원이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
엄청난 기회였지만, 동기들은 선뜻 손을 들지 못했습니다.
그때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저는 저도 모르게 손을 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미 사회자가 무선마이크를 갖고 제 앞으로 왔습니다.
긴장한 것을 티 내지 않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말을 꺼냈습니다.
"안녕하세요. A팀에 김 OO입니다. 저는 아직 싱글입니다."
"회사의 총책임자로서 수많은 책임이 따르실 텐데 가정에서는 어떤 남편이자, 어떤 아버지이십니까?"
회장님은 제 질문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답하셨습니다.
"가족에게 세 가지 말을 많이 합니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성공한 사업가도 삶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균형점을 잡는 것은 재벌 총수에게도 어렵습니다.
얼마 전, 저는 마음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인테리어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 타일공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는 제가 하는 질문을 단 한 번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어떻게 마감하는 것이 좋나요?"라고 물었더니,
"그건 취향 차이죠. 저는 그런 거 말해주지 않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요즘 어떤 스타일이 인기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사람을 부를 거면 공부하고 부르셔야죠. 고객님이 직접 결정하세요."
순간 불쾌함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날카롭게 반응했을까?
그의 까칠한 태도는 선천적이었을까, 후천적이었을까?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날 선 화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 균형은 생각보다 쉽게 깨집니다.
일과 휴식의 균형, 감정의 균형, 관계의 균형.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균형 있게 해야 합니다.
흔히 "이거 하나만 잘하면 성공해요"라는 유튜브 썸네일 스타일의 이야기를 많이 보고 듣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하나만 잘해서는 부족합니다. 균형을 잡지 못하면, 점차 무너지고 맙니다.
한 가지에만 과몰입해도 문제가 생기고, 반대로 이것저것 하려다가 정작 아무것도 못 할 수 있으니까요.
신입사원이던 시절, 대한민국 10대 부자가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을 때,
그 의미를 깊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미안하다" –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용기
"고맙다" – 상대의 마음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태도
"사랑한다" – 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힘
내가 한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고민해 보려 합니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 인내의 근육을 키우고 싶습니다.
상대의 감정도 고려하는 균형 잡기를 연습해야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균형 잡기는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균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