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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변 Jan 08. 2025

구축아파트! 녹물은 나와도 피눈물은 안 나온다

내 집마련 감성노트(ft. 구축몸테크)

아파트도 잘 생겨야 가격이 비싸다?


미국의 심리학자 손다이트는 군대에서 상관이 부하를 평가하는 태도와 외모의 관계 관해 연구했다. 'Halo Effect'로 알려진 실험으로 그 유명한 '후광 효과'다.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알렌은 잘생겼고, 유능하며,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조이는 못생겼고, 유능하며,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실험 결과 친절하고 따뜻한 부분에서 알렌이 조이에 비해 고평가 되었다. 사실 알렌과 조이는 똑같이 유능하다. 단 한 가지 차이라면, 그것은 외모다. 물론 외모는 중요할 수 있다.


'후광 효과'는 이제 너무나도 익숙한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속는다.

사람의 외모만큼 아파트에서도 외모가 중요할까? 잘 생긴 아파트는 누굴까? 아무래도 신축 아파트다.


잘 생긴 아파트가 반드시 비쌀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잘 생긴' 아파트 보다 '비싼 땅'에 지어진 아파트가 좋다


내 집 마련 상담을 하다 보면 재밌는 일이 많다. 제한된 예산으로 집을 찾다 보니 독특한 물건들을 잘 찾아온다. 발품과 손품을 팔아 네이버 부동산에서 자기 수준에 맞는 아파트를 찾아온다. 문제는 "가격만 적절하고 미래가치는 글쎄"라는 점.


왜 그랬을까? 만나서 상담을 해보면 답이 분명해진다.

"하기 싫은 것이 분명해서"다. 핵심지라도 구축은 싫어한다. 핵심지 구축!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대표적으로 분당, 평촌 등 5개의 1기 신도시를 살펴보자. 주차문제를 제외하면 상당히 우수한 인프라, 교통망, 상업시설, 교육환경 등을 갖추고 있다. 당연히 이들 지역의 지가(땅값)는 비쌀 수밖에 없다. 구축이어도 우습게 보면 안 되는 이유는 '비싼 땅'에 몸을 담그고 있기 때문이다. 숙성될수록 가치가 빛나는 위스키랄까?


발렌타인 30년과 핵심지구축 30년의 공통점 : "숙성될수록 비싸다"

오래된 위스키와 낡은 아파트의 오묘한 조화



하지만, 구축 아파트의 치명적 단점이 바로 주차다. 나에게 상담을 받았던 사람들 대부분은 주차 문제에서 백기를 들었다. 구축아파트 못 생기지 않았다.



땅값이 비싸야 아파트값이 비싸다


'비싼 땅'에 지은  아파트를 사야 개발붐이 불 때 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우리는 '싼 땅'에 지은 '신축'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에 쉽게 속는다. 물론 핵심지 신축은 비싸서 그렇지 참 좋다.


신축이 오르고 나면 어차피 구축도 따라 오른다. 신축이 천년만년 가지 않는다. 신축도 결국 구축이 된다. 나중에는 땅의 가치만이 남는다. 구축이어도 '비싼 땅'에 지은 핵심지 아파트가 미래에 개발가능한 '비싼 아파트'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라면 25년 초 현재기준 많이 오른 신축보다는 덜 오른 구축을 추천한다. 물론 이미 많이 상승한 수도권 요지의 신축을 대출 없이 매수한다면 말리진 않는다. 하지만, 비싼 집을 턱 하니 사주는 것은 매도자의 수익화를 돕는 길이다. 당신에게는 남는 것이 없다. 100년 시대를 위해 수익성을 생각하자


남들이 싫어하는 것은 나도 싫다!

"싸고 좋은 것은 자동차도 집도 없다" 요행을 바라지 말자!

때로는 남들이 싫어하는 것을 견뎌내며 시간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제 문제는 간단하다.

'비싼 땅'에 지은 핵심지 구축을 살 것인가?

'싼 땅'에 지은 아파트에 살 것인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 감성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감성도 좋다. 사람이 이성으로만 살면 우리는 기계가 아닐까? 힘을 내자. 자신의 감성과 싸우며 동기부여를 하자.


왜냐하면....


구축에 살면 녹물은 나와도 피눈물은 안 나올 것이다.(사실 녹물도 해결가능)



+전세살이 200년 감성노트 : 구축이 성형 수술(재건축) 하면 대박 납니다. 당신 눈앞에 있는 구축을 보며 감수성을 폭팔시키세요. '돈 되는 풍경'입니다.



P.S : 구축은 핵심지를 전제로 한다. 모든 구축이 비싼 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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