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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가는 직장생활, 다시 생각하기

같은 행동도 다르게 읽히는 직장생활, 어떻게 대응할까?

by 여문 글지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일만 잘하면 된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조직에서 지켜본 바로는, 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다. 결국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커리어를 길게 지탱해 준다.

같은 행동이라도 어떤 맥락에서 보여주느냐에 따라 ‘호감’과 ‘비호감’은 쉽게 갈라지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의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과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겪어왔다.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는 세월이 흘러 다르게 진출하는 결과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일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는 사실이다.

결국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떻게 했는가?’를 더 오래 기억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장년이 되어 주된 직장에서 정년으로 퇴직하고, 이제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며, 돌이켜 반성한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내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는가?”

첫째, 회의나 교육 등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이 기여자로 보였을까, 아니면 과시하는 자로 보였을까?

회의 자리에서 적극적인 발언에 대한 평가는 맥락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경험으로 얻은 결론이다. 어떤 때는 “리더십이 있다”라고 평가받지만, 또 어떤 때는 “괜히 튀려고 한다”라는 시선을 받기도 한다. 교육기관에서 발표도 마찬가지였다.

긍정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조직이나 팀의 목표와 연결된 제안으로 발언을 포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가를 두려워하여 입을 닫고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둘째, 상사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은 솔직함인가, 무례함인가.

상사에게 직설적으로 의견을 전해야 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때마다 결과는 늘 같지 않았다. 경청 후에, 존중을 먼저 표현하고, 사실을 근거로 제시한 뒤, 대안을 함께 내놓았어야 했는데, 과연 그랬었던가.

직설적인 의견 제시에서 균형을 잡기는 항상 어려운 일이다.

셋째, 업무를 빨리 끝냈을 때 효율적이라 평가받았는가, 졸속 처리하여 허술하다고 책망받았는가.

빠른 성과로 칭찬을 받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대충 했다”라는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긍정적 결과를 위해서는 미리 속도를 낸 이유와 함께 품질 검증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나는 제대로 빠른 결과를 설명하고, 신뢰를 얻어 왔고 얻으려 노력했는가.

호감 가는 직장생활은 특별한 기술에서 나오지 않는다. 회의와 교육 중에는 기여자로, 상사와의 대화에서는 존중과 대안을 갖춘 전문가로, 업무 보고에서는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보여주는 동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작은 습관들이 쌓여 결국 “일 잘하는 사람”을 넘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게 한다.

중장년 계약직 일자리일망정 나름의 역할을 위해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여, 작은 과업도 제대로 마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호감을 주는 방향으로만 일해오지는 못했던 것을 돌아보고, 지금도 더 나은 생활 습관들을 생각하게 된다.

나의 인생은 내가 주도하지만, 나 혼자만의 세계가 아닌, 같이 가는 사회에서 서로 끌고 당김은 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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