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사회 교류형 야외 취미 활동

노력형의 아들을 응원하며

by 여문 글지기

어느 날 아들들과 이야기하는 중에 아빠와 가장 좋았던 기억이 초등학생 시절의 ‘야구 놀이’를 하였던 것이라는 말을 듣고 약간 놀랐던 적이 있다. 아들들과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가장 큰 기억일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구놀이는 드문 일이어서인지 지금도 생각나기는 한다.


이사한 집 주변에 제법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주로 아이들의 놀이터로 이용되고 있었다. 해가 길었던 계절이었던지 퇴근 후에도 밖이 환하여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야구를 하였다. 조그만 연습용 글러브를 가지고, 어린이용 알루미늄 배트로 테니스공을 치는 놀이였다.


나는 투수가 되고 큰 아들과 둘째가 번갈아 타자를 하였다. 아이들 치기 쉽도록 던져 주어도 어린 나이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동생이 치고 나가는데 형이 맞추지 못하면 왜 자기한테만 공을 어렵게 주어 못 치게 하느냐고 짜증을 내기도 했었다.


아들들의 기억은 야구놀이라는 것보다는 아빠와 같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더 크게 기억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축구를 한 기억도 있는데, 그것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무엇이 그렇게 바빴던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못했던 것이 돌아보면 아쉽기도 하다.


요즘 큰아들은 직장 내 야구 동아리에 가입하여 꽤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직장 동아리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인터넷을 통하여 동호인들끼리 조직한 다른 동호회도 두 개나 가입하여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시즌이 끝났다.


지난 시즌의 성적을 종합해 보면 특출한 성적을 거둔 것 같지는 않다. 어떤 날은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한 날도 있었고, 팀 성적에 기여하지 못하는 저조한 경기력을 보인 날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성장하고 있는 것은 느껴진다.


휴일에 이루어지는 경기로 인하여 경기가 주중에 결정되면 온통 기대감으로 평일을 보내는 것 같다. 심지어 주된 일이 평일에 하는 직장 일인지, 휴일에 진행되는 야구경기인지 혼동될 정도이다. 직장에서 퇴근하고 실내 연습장으로 달려가 연습까지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엇인가에 열중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여기기도 한다.


아들 방에는 야구 용품들이 다양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덕분에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야구 용품들을 직접 볼 수도 있고, 사용하는 것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것에 놀라기도 한다. 가장 많은 가짓수를 차지하는 것은 단연 글러브이다. 케이스를 구해서 여러 개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손질한다. 평소 방 정리는 잘하지 않지만 야구 용품 정리는 잘한다.


요즘 용어로 용품에는 ‘진심’이다. 도구가 가진 힘을 무시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들은 무슨 취미든 시작하면 용품을 구비하기 위하여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 이전에 시작하였다가 중지한 테니스와 국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대학시절 국궁부에 가입하고 나서는 활은 당연하고, 다양한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용품들을 연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들을 고르기 위한 노력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소모품인 화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멀리 여수에 있는 국궁장에서 추천을 받고 화살을 주문하여 사용하기도 했었다.


국궁의 취미를 유지시켜 주기 위하여 흔하지 않고 먼 곳에 있는 국궁장을 찾아서 실어다 주기도 했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기도 하고, 어렸을 때 많이 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도 작용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다시 할 수 있겠지만 국궁 취미가 꾸준히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


즐기는 취미 생활을 위하여 노력하는 자세는 높이 살만하다. 특히 몇 년 전에 야구 경기 중에 무릎 부상을 당한 전력이 있어서 건강하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자세라 생각한다.


취미생활을 혼자만 즐기는 취미가 아닌 아울려서 즐기는 취미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휴일에 집에만 틀어박혀 있거나, 미혼이기는 하지만 장성한 아들이 컴퓨터 게임 취미에 빠져 있는 것보다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권장할 만하다.


살짝 아쉬운 점도 있다. 내가 좋아하고, 같이 할 수 있는 테니스나 골프를 권장하였지만, 잠시 뿐 오래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슨 운동이든지 시작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주위의 사람들의 영향도 적저 않은 것 같다. 어느 시기가 되면 이런 운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가족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직업상 이사를 자주 해야 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새롭게 이사한 곳 주변의 사적지를 비롯한 여러 곳을 구경시켜 주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경기도 덕정에 근무할 때는 휴일을 이용하여 법원리 인근의 이율곡 선생님의 유적지와 화석정 등을 둘러보았다.


양평에 근무할 때는 정약용 선생님의 유적지를 구경하였다. 그 외에 다양한 지역의 박물관 등을 구경하였지만 너무 어려서인지, 의도를 잘 이해시키지 못해서인지 별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아들이 모두 역사를 좋아하고, 역사 공부를 통하여 수상경력까지 있어서 조금의 영향은 있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뛰어난 신체 조건을 이용한 천재형 운동가는 아니지만 어울려서 활동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기 위하여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는 오히려 좋은 점이 많다. 하나씩 익혀가고, 늘어가는 실력을 스스로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큰 기쁨이다.


앞으로도 건전한 사회 교류를 겸한 취미활동으로 건강한 생활을 계속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더욱 발전할 것을 믿으며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