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와 취향도 개성 강한 MZ 세대

나만의 스타일 추구는 창의력과 자신감의 시작이다.

by 여문 글지기

집을 나서면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거리를 걸으면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지나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머물게 된다. 문득 놀라게 되는 것이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몇 년 전에는 ‘롱 패딩’이라는 옷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만드는 회사는 다양했지만 스타일은 비슷해서 겨울의 젊은이들의 패션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되고, 차이점이라고는 브랜드 로고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개성의 다양성에 밀려 주류가 되지 못한다. 참 빠르다.


학생들 교복마저도 각기 다르다. 교복 자체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교복 위에 겹쳐 입는 옷이 다르고 메고 다니는 가방이 다르다. 그래서 같은 학교의 학생이라 할지라도 복장은 모두 다르다. 교복과 제복을 입고 지낸 시간이 대부분이었던 세대의 시각으로는 놀랄만한 광경이다.


흔히 MZ세대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광경을 보면 누구나 사회를 의식하고 있고, 사회 속의 ‘나’를 표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것은 세대를 초월한 공통점이다.


다양한 개성이 표출되고 있고 이것이 용납되는 사회, 그 와중에도 질서는 있고 너무 앞서가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사회는 분명 건전한 사회이다. 나는 그저 변화가 조금 빠른 시대를 맞은, 조금은 주류에서 벗어나고 있는 세대일 뿐이다.




아들의 옷을 고르고 입는 취향을 보면 MZ세대와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첫 번째 철칙은 절대 아빠의 스타일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빠 옷은 소위 ‘노땅’이거나, ‘꼰대’ 스타일로 치부하여 새 옷일망정 입으려고 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옷을 사기 위하여 백화점을 갈 때는 부모의 동행을 거부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같이 가주기를 원한다. 같이 가더라도 이제는 취향의 다름과 개성을 인정하여 옷이 몸에 크거나 작다는 것 외의 의견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아들이 옷을 사면서 아빠 의견을 수용한 것이 있기는 하다. 양복을 살 때 바지는 2~3벌을 같이 구매하라는 것이다. 경험에 의하면 상의가 낡아서 못 입게 되는 경우는 없고, 거의 바지가 먼저 해지기 때문에 옷장에 상의만 여러 벌 있다. 그래서 바지를 여벌로 준비하라고 했더니 그것은 수용하였다.


중요한 것은 엄마의 역할이다. 남편의 옷을 골라 주었던 안목을 아들에게 적용하여 추천하니, 상호가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고르게 된다. 눈에 익은 것들이 아무래도 반감이 덜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옷에는 유사성이 조금 있지만 헤어스타일에서는 의견이 전혀 다르다. 엄마와 아빠의 유무형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TV에서 보게 되는 젊은 배우들의 스타일이 보기 좋다고 해도 수용하지 않아 지금은 추천은 포기하고, 그나마 정기적으로 조발을 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이발소에서 나이 지긋하신 이발사의 손길에 의해 그저 길이를 줄이는 것에 만족하는 나로서는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하는 것은 상식에 위배된다. 자기만의 개성 표출에 헤어스타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알지만 그 세태까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먼 남의 이야기로 들릴 ‘보릿고개’를 겪었던 세대에게 한 끼 식사는 그저 배를 채울 수 있으면 끝이다. 맛 집을 찾아 먼 길을 여행하고, 동일한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을 옆에 두고도 긴 줄을 서며 기다리는 문화는 다소 낯설다.


초행길에는 식당을 검색하여 찾아가기도 하지만, 만석이면 미련 없이 돌아서서 다른 식당을 찾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맛 집을 찾는 이유가 먹기 위한 것인지 사진 찍기 위한 것인지 구분이 애매하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곳에서 줄까지 서면서 먹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고, 이제는 남는 것이 시간이니 기다리는 여유도 가져보아야겠다.




개성과 취향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사고와 행동을 모두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게 소비생활을 영위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향에 맞는 옷을 고르기 위한 노력은 많이 하지만 모두 과소비와 연결되지는 않는다. 백화점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구경하고, 자신에게 맞는지 입어보기도 하지만 구매는 저렴한 홈쇼핑을 이용할 줄 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젊은 세대들이다.


젊은 세대들은 주문한 상품에 대한 평가와 후속처리도 정확하고 분명하다. 직접 보지 못하고 주문하였지만 상품이 배송되었을 때, 원하는 정도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가차 없이 반품한다. 배송한 곳에서도 당연하게 여긴다. 조금 맞지 않더라도 구차스러운 반품보다는 불편을 감수하던 세대에게 사회의 인식이 이만큼 나아졌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자기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새롭고 다양한 시도 없이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는 스타일을 창조할 수 없다. 남의눈을 의식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우선시하고 도전할 때 새로운 스타일은 탄생한다.


시니어들의 경험과 지혜를 젊은이들이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거꾸로 젊은이들에게 배울 것도 많다. 당장 디지털 시대에 배우지 않거나 배울 기회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디지털 문해력’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새로운 변화에 대하여 자신 있게 맞서는 젊은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그래야 전진하는 사회의 끄트머리라도 잡을 수 있다. 내가 속한 사회에서 내 역할을 다하려면, 서로의 개성과 취향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움에 적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