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로세서 자격시험 도전기
워드프로세서 실기시험을 마쳤다. 정확한 채점 결과는 2주 후에 나오겠지만, 스스로 평가해 보니 불합격이다. 연습과 실제 시험은 차이가 있었고, 아직은 준비가 부족했음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 시험은 오늘의 실패를 되짚어 보면서 좀 더 내실 있게 준비해야겠다.
이렇게 올해의 첫 번째 자격증 목표는 완료하지 못했다. 아직 인지능력이 부족하지 않음을 나 자신에게 증명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자격증 취득이고, 작년까지는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익숙하지 못한 환경을 고려하여, 연습 기간에는 좀 더 여유를 남기고 평가를 마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20대로 보이는 수험생들이 있는 시험장의 분위기가 낯설었다. 나는 컴퓨터 자판과 시험방식에도 서툰데, 시험 시작과 동시에 질주하는 타자 소리는 주눅 들게 하기에 딱 좋았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합격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연습만이 부족했다.
왜 워드프로세서 자격시험에 도전하게 되었는가? 구직자들과 상담하면서 구인 정보를 보게 되는데, 중장년들에게 요구되는 일자리 중에 상당수가 컴퓨터 운용 능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증명 방법은 관련 자격증을 첨부하는 것이다. 구직자들에게 권하면서 나도 이런 경우에는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응시해 보기로 했다.
마침 같은 사무실에 먼저 준비를 시작한 사람이 있어서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필기시험까지는 순조로웠다. 작년에 다른 필기시험을 준비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워드는 평시에 다루는 분야이기에 익숙한 부분이 많아서 짧은 시간에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실기는 또 다른 영역이다. 긴장감 속에서 오타를 줄이는 것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얻은 것은 많다. 일요일 오후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이 시험에 응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앞날을 위하여 이렇게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나는 저 시기에 해보지 못했던 일들이어서 부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대열에 참여해 보았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배우고, 능력이든 역량이든 갖추어야 한다.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같고, 인생 2막을 준비하거나 시작하는 중장년 세대에게도 같이 적용된다. 60세 이후의 구직자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매우 한정된다.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는 그 좁은 문을 통과하기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패는 다시 도전하기 위한 강한 자극제이다. 이번의 경우는 목표까지 시간이 조금 지연되었을 뿐이다. 그래도 시험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 그것에 맞게 조직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도 스스로 진단하였다.
자잘한 노력이 모여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으로 믿는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다음에는 홀가분하게 시험장을 나설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