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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웨이즈 정은미 Oct 19. 2021

시간을 쌓는 일


성격이 급한 편이다.

예를 들어, 충분히 시간이 있음에도 

밥 짓는 시간 29분을 못 참아서 18분 급속으로 해 버린다던지

컴퓨터 로딩 속도가 길면 재부팅을 한다던지

고객센터 전화가 연결이 안 되면 다른 걸 동시에 하다가

다시 듣기를 여러 번 한다던지


성격이 급해서 빨리빨리 처리될 때도 있고

더 더뎌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참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

운동은 한만큼 몸이 말해준다. 

안 할 때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살이 찌면 내가 먹었을 것이고, 내가 잠을 충분히 못 잤을 것이고

근육이 빠졌으면 운동을 안 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29살 트레이너를 할 거라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럴 때는 또 급한 성격이 나온다. 

20살 대학을 들어가자마자 춤을 출거라고

휴학을 했었는데

나는 이런 인간이었구나. 하하

어쨌든 운동을 좋아하는 것은 

운동 후의 참맛을 느끼고 싶어서이다.

땀을 흘리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운동을 하며 내가 나를 사랑하는 느낌을 받아서 일 것이다.



인스타그램.

소통 기반 SNS이다. 소통을 하고 

신뢰감을 쌓고 사람들에게 콘텐츠로 매력을 줘야만 한다.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고, 꾸준히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8개월째 거의 매일 이걸 하고 있다. 

조급함이 느껴질 때도 있고, 

팔로워가 제자리에 있는 몇 달 동안 문제점도 찾아가고

이유는 알지만 한정된 시간으로 아쉬운 점도 많다. 

하지만, 나는 이걸 계속하고 있다.

약간 중독되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이제 빠져나갈 수 없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큰 바다로 나가는 게 최선이다.





글쓰기

글쓰기는 정말로 시간을 쌓는 작업이다. 

누구의 것을 가지고 올 수 없고

창작물이라는 것이 매력적이고 

한순간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좋은 것 같다.

그 글들이 모여 책이 되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같은 걸 해도 조금 느린 사람이 있고

단숨에 해내는 사람이 있다. 

성격은 급한데, 새로운 걸 배울 때 거의 대부분 

느린 편인 것 같다.

내가 느리다고 생각할 때는 약간의 자괴감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느려도 결과물이 어떤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온전히 나의 노력이 들어가면 그 결과 그대로 나오는 

일을 좋아하게 된 거 같다. 





매일의 삶은 시간을 붙잡고 싶지만

미래의 나는 시간이 쌓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의 인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로이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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