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에 대해
나랑 띠동갑도 넘게 차이나는 언니가 있다
나는 언니를 처음부터 언니!라고 불렀다.
언니는 평생교육사, 나는 사회복지사 실습생으로
같은 공간에서 만났다.
문서작업을 많이 하는 날에는
언니가 슬쩍 와서 이름을 부른다
"응미야^^"
언니는 문서 작업할 때 궁금한 걸 물어봤다.
그리고 하나를 알게 되면
"아~~~응미야 너무 고마워^^"
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그때마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 그냥 언니가 좋다.라고 생각했다.
실습생이었기에,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괜스레 눈치 보며
소곤소곤.. 웃음소리도 조절하며 우리는 같이 밥을 먹었다.
홍보물 배포를 위해 스티커와 포스트를 근처에 붙이고 오라는 업무를 맡았을 때에는
"우리 같은 고급인력을 말이야. 단순노동을 시키네~" 하며
투정을 부렸다가도 금세 웃으면서
"언니는 종이를 잡으세요.
테이프는 제가 잘라서 부칠게요!"
언니를 리드하며, 금세 역할분담을 하고 일을 빠르게 처리하고는
근처 마트에 가서 한 바퀴 아이쇼핑을 하고
쓰윽 들어간 기억도 남는다^^
그런 언니와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면서
몇 년 간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연락이 되었다.
다시 연락을 하게 된 언니.
언니는 여전하다.
응미야.
나는
온닝
따뜻하다.
언니라고 부르기 잘했다.
언니가 언니라서 좋다. 선생님,-님이 아니라 언니라서 좋다.
언니가 나의 이름을 귀엽게 불러주는 것도 좋다.
그 속에서, 정이 품어져 나오고
나는 너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말만 해
하는 든든함 마저 생긴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언니가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고
고마운 건 고맙다고 표현해 주는 것.
본인이 할 수 있음에도
내가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
얼마나 마음 그릇이 큰 사람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우주를 얻는 것과 같다고 한다.
(-말의 품격-)
닮고 싶다.
그녀의 자세에 대해서.
우주를 얻을 수 있는
그녀만의 인생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