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판단력을 흐릴 때[12]
사람은 누구나 “나는 외로움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지만,
외로움은 늘 한 걸음 늦게 찾아오는 감정이다.
눈물을 흘릴 만큼 거대한 슬픔은 아니지만,
조용히 마음의 균열을 넓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혼 이후의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상실, 정체성의 혼란, 미래에 대한 불안,
사라진 기대와 남아 있는 기억,
이혼에 따라붙는 사회적 시선까지 한꺼번에 섞인, 복합적인 감정이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누군가가 특별히 잘못해서라기보다
'관계라는 구조'가 한 번 무너진 사람이 겪는 자연스러운 반응에 가깝다.
누군가는 그리움보다, 정서적 중심이 사라진 자리의 공백을 더 크게 느낀다.
함께 살던 사람, 매일 마주하던 일상, 그 루틴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외로움이다.
특히 집에 들어갔을 때 적막감이 가장 크게 온다.
오래 함께했던 일상의 온도,
집 안을 채우던 작은 소음들,
밥을 먹을 때 마주 앉아 있던 누군가의 존재.
그 사소한 습관들이 사라질 때
외로움은 생각보다 쉽게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잘 지내.”
“외롭지 않아.”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주문처럼 반복하며
감정의 문을 닫아버린다.
하지만 마음은 정직하다.
아이들은 각자의 일로 바빠지고,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끔은 무언가 먹고 싶은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떠오를 때,
가끔은 집 안의 고요가 유난히 크게 들릴 때,
사람들은 비로소 깨닫는다.
아, 이것이 외로움의 그림자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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