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악을 처단하는 사회악

법의 날카로운 칼날을 기대해 보며

by 레지널드

나는 드라마를 즐겨보진 않는다.

그래도 재밌게 본 드라마가 몇 편 있는데

그중 하나였던

'모범택시 시리즈' 시즌 3가 얼마 전 막을 내렸다.


처음 이 드라마를 봤을 때

소재가 신선해서 재밌었고

대리만족을 넘어서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배우 이제훈이 멋있는 목소리로

"5283, 운행시작합니다"라고

나지막이 말하며 새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나도 덩달아 마음이 두근거렸다.

모범택시 기사인 김도기와 택시회사 직원들이

한 팀이 되어 사회악을 처단한다는 내용의

이 드라마가 지금까지 사랑받으며

시즌 3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의 욕구를 실현해 줘서가 아닐까 싶다.


이 사회에는 법으로만 처벌하기엔

아쉬운 족속들이 너무 많다.

이번글에서는 그들을 처단하는 자경단,

그리고 사적제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시즌 1의 첫 에피소드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아동성범죄자를

모티브로 한 범죄자를 납치하여 감금한 내용이었다.

우리가 다 아는 그 사람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서 세금으로

먹고 자고 하면서 출소했고

출소 이후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어

마찬가지로 우리의 세금으로 생계를 연명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양반은

또 한 번 범죄를 저지르고 실형을 선고받아

지원이 중단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인간은 출소 후 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여 나랏돈으로 먹고살 것이다.


내 표현이 과격하게 느껴지시고

거북하다고 느끼실분들도 계시겠지만

내 기준으로 볼 때 그는 인간쓰레기다.

인간의 탈을 쓴 쓰레기다.

짐승도 저런 짓은 안 할 것이다.

그런 사람을 잡아다가 인권 따위는 철저히 무시된

사설감옥에 넣는다는 스토리에

열광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드라마나 영화처럼 폭력적으로 가는 건

결코 해선 안될 일이다.

하지만 폭력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차원의 접근은 이야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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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해

생계가 어려운 엄마들의 사연을 취합해

아이 아빠의 신상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

'배드 파더스' 운영진 사례를 보자.

그들은 대법원에서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1심과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고

주목할만한 점은 배심원들이

그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이다.


국민정서가 법보다 우선할 순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하지만 평범한 국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배심원들이 보기에도 법이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집단 성범죄 가해자들의 신상을

몇몇 유튜버들이 무차별하게 살포한 사건이

그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통쾌했고

일말의 동정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남성이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미 한참 지난 일이고

자신도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그래도 안된다.

우리 사회는 절대 저 사람을 용서해 줘선 안된다.

그의 가족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같이 감내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피해자는 물론이고 피해자의 가족들도

아무 죄 없이 지옥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들 중 몇몇이

무고한 사람을 지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밀양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사적제재가 주는 대리만족과 정의구현도 있지만

이렇게 엄청난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생각할 게 많은 사건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사적제재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 걸까.

그건 바로 법질서가 아쉬움을 주기 때문이다.

당장에 아동성범죄자 그 사람만 해도

음주상태라서 심신 미약 판정을 받았다.

판사들은 술 마시는 사람들한테 참 관대해진다.

또한 밀양 사건 가해자들 중

그 누구도 전과기록이 안 남았다는 사실

이 법체계가 빈틈투성이라는 걸 잘 보여준다.


사적제재에 대한 논쟁은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법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저 악마들이 사회밖으로 나오는 걸

영원히 막을 수도 있었고

악마가 사람인척하고 사는 꼴을

안 봐도 될 수도 있었다.


최소한의 도리를 할 줄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

구성하는 게 사회고 그런 사회에서

도리를 다하지 않은 자를 격리시키는 게

법을 집행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제발이지 선량한 구성원들이

모두 납득할만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

사적제재라는 게 논의의 대상이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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