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 끝나간다.
특히 2월은 다른 달보다 적게는 2일,
많으면 3일이나 적은 달이기에
더 소중히, 성실히 보냈어야 했는데
이번 2월을 돌이켜보니 조금은 반성이 된다.
체중을 줄여보자고 다짐했으면서도 춥다는 이유로
집 밖에 잘 나가지 않고, 명절을 핑계 삼아 열심히, 잘도 먹었다.
안 그래도 짧은 2월인데 설연휴도 껴있어서
더 짧고, 빠르게 간 것처럼 느껴진다.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사실
나에게 있어 진짜 새로운 한 해는 3월이다.
3월 학기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는데
3월 1일은 다음날부터 시작될 새 학년의 기대감과
두근거림으로 하루를 보내고
그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한 해가 시작되는 기분이다.
안 중요한 날이 어디 있겠냐 마는
3월은 그래서 나에게 더 중요하다.
매해 시작과 동시에 결심을 하는 사람들 중
몇몇은 이런 말을 한다.
'음력 1월 1일부터 할게'
이제 그 음력 1월 1일도 10일이나 지났다.
그 후로도 잘 안된다고, 마음이 흐트러졌다고
좌절하지 않으셔도 된다.
나처럼 3월에 의미를 두시면 된다.
입학식도, 새 학기도 이때 이뤄지는데
우리의 새로운 결심과 계획이라고
이때시작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나.
내가 가장 새겨야 하는 말이기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가 실패하고 포기하는 이유 중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게 바로
"해도 안되더라"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목표와 다짐을 잘 수행하고 계신 분들에겐
해당 없는 이야기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대개 올해 들어서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셨을 것이다.
1월 1일에 시작하여 실패한 것도 있고,
설 지나서 포기한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미 실패와 중단을 경험했기에
또 그러한 순간이 다가오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괜스레 '아 나만 의지력이 약한가?'라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한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말이
인구에 오랫동안 회자된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그게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당장에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중단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터널을 뚫어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뚫어내면 도로를 내는 건 쉽고,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그 위로
무수히 많은 차들이 쌩쌩 잘 다닌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자면 나는
블로그에 글 쓰기 시작하면 금방 블로그로 돈 잘 벌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화제가 될만한 영화들만
찾아서 보고 리뷰를 썼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해도 돈은커녕
조회수도 늘지 않았다. 생각을 전환했다.
'돈 벌기 위해서 블로그를 하지 말고 그냥 나를 위해,
내 만족을 위해 블로그를 하자. 남들이 보든 말든 내 생각을 쓰자'
그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들만 보고
최신차트와 무관하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에 대한 리뷰를 썼다.
그랬더니 하루하루가 즐거워졌고 글도 잘 써졌다.
금전적인 면에서도 즐거워졌으면 좋았겠으나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것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없다.
매일마다 블로그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만의 스타일이 잡혔고
이젠 일 방문자수도 적지 않게 들어온다.
그리고 그걸 발판 삼아 이렇게 브런치도 하고 있고.
내가 만약 눈에 보이는 것에만 몰두했다면
아마 블로그도 진작에 접었을 것이고
브런치 또한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먼 훗날을 내다봤을 때 지금의 결과물은 아무것도 아니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됐을 때도
나는 조만간 내가 책을 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난 지금처럼 즐겁게,
그냥 계속 브런치에 글을 쓸 것이다.
언젠간 나오겠지라는 마음으로.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온다.
이제 움직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다.
무거웠던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것처럼
여러분 모두, 조급함은 줄어들고 유연함이 첨가된 3월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