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마지막 장

12월은 축제다

by 레지널드

다음 달 계획을 적기 위해 책상달력을 넘겼다.

이제 이 달력은 달랑 한 장 남았다.

12월 일정을 적기 전에

앞선 1월부터 11월까지의 달력들을 쭉 훑어봤다.


아주 다행히도 만족스럽지 않은 달이 없었다.

모든 달을 알차게 보냈고 뜻깊게 보냈다.

마지막 달도 잘 보낼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든다.


앞선 날들이 만족스럽지 않았어도

나는 12월을 무척이나 잘 보내자고 다짐했을 것이다.

왜냐면 나에게 12월은 한 달 내내 축제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행사인 크리스마스가 있다.

일단 이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하다.

독실한 종교신자도 아닌 내가

이날을 굳이 챙겨야 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어렸을 때부터

크리스마스는 아주 행복한 날이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연인과는 사랑을 확인하는 시기라고 세뇌교육받지 않았나.

그래서 나도 이 날을 무척 좋아한다.


어딜 가나 울려 퍼지는 캐럴,

비슷비슷하지만 볼 때마다 기분 좋게 하는 가게들의 장식,

시내 중심지에 나가면 설치되어 있는 대형 트리까지.

모두가 낭만을 부채질한다.

영화를 보더라도 크리스마스는 늘 좋은 날로 표현된다.

가족들 간의 정을 확인시켜 주는

'크리스마스 영화의 교과서' 나 홀로 집에 시리즈,

멜로영화의 상징이 된 러브액츄얼리,

심지어 마피아가 주인공인

영화 '대부'에서도 크리스마스에

알파치노와 다이앤 키튼이 데이트하는 장면을 삽입했다.

이 마법 같은 날은 모두가 행복한 날이 아닐까.


성탄절 외에도 12월은 굵직한 행사들이 많이 있다.

직장의 송년회, 친구들 간의 송년회 등등

각종 연말 모임이 즐비해있다.

옛날처럼 부어라 마셔라 하는

강제적인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요즘

회사 사람들 간의 식사자리도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다.

친구들 간의 자리는 언제 만나도 좋고.


특히 송년회는 지난 1년간 함께 겪었던 일들이

자연스레 주제에 오르다 보니 이야깃거리도 넘쳐난다.

좋았던 일은 다시 회상할 수 있어서 좋고,

안 좋았던 일은 어쨌든 넘겼으니까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는 해마다 새해 결심과 목표, 다짐을 만든다.

올해도 그랬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다.

여러분들은 그 목표와 다짐, 잘 지키고 계신지.

하다가 중단했거나 혹은 시도조차 못했어도 괜찮다.

12월부터 다시 하면 된다.


10분이라도 매일마다 책을 읽겠다고 다짐했다면

12월 1일부터 다시 시도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1월 1일에도 하게 될 것이고

그건 2026년의 목표가 아니라 그냥 일상이 될 것이다.

금연, 금주도 마찬가지고 운동도 마찬가지다.


여러분들의 목표 중

'한 달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은데?' 하는 것들.

예를 들면 다이어트나 자격증 취득 같은 것도 시도하기에 딱 좋다.

이번 한 달 굳세게 마음먹고 도전한다면

여러분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사람이 된다.


너무 분주하게, 쫓기듯이 하는 게 싫다 하시는 분들은

남들보다 여유 있게 내년 계획을 짤 수 있는 12월을 추천드린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새해의 목표나 다짐을 12월 말이나 1월 초에 작성한다.

그런 사람들 중 상당수는

계획을 보완한답시고 1월 첫 주가 지나서야 시작하거나

심지어는 그냥 설날부터 시작하겠다고 한다.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그러니 남들과 보조 맞춰가면서 타이밍 놓칠 바에

12월 초부터 계획하고 새해 되기 전부터

슬슬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앞서 말한 독서, 운동처럼 자연스럽게

1월 1일에도, 늘 하던 생활의 일부처럼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12월은 즐겨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 달이다.

흐리멍덩하게 있다가는 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연말이라 회사일에 몰두해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자신을 잃지 않고 일에 매진해야 하며

개인적인 일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하기 싫으시다면 그냥 있지 말고

집중해서 놀기라도 해 보자.

밖에 나가 눈을 크게 떠보자. 놀거리가 넘쳐난다.


내가 제일 안 좋게 생각하는 게

'솔로는 크리스마스에 집에 있어야지'다.

솔로니까 더 나가야 한다.

나가서 사람들 구경도 하고 자신을 위한 선물도 주고 해야 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이 영양가 있는 12월을 보내시길 바라며

christmas-4645449_640.jpg 출처: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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