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백과 빵

독립하고 싶어지는 순간들

by Bwriter

지난 감자탕 사건 이후로 엄마와 나 사이의 관계는 계속 같은 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보면 풀렸다 부딪혔다를 반복하지만,

여전히 사소한 일들로 이전보다 과하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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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백이야기

일요일 아침 목 컨디션이 안 좋았다.

다음날 공식적으로 첫 외부강의를 나가는 날이라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평소 목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먹는 TWG 레몬진저 티백을 우려먹었다.

평소에 잘 먹지 않고 목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만 먹는 티백이라 다른 차보다 애정이 있다.

나는 3번 정도는 우려먹기 때문에 너무 과하게 우러나지 않도록

적당히 우린 티백을 찻잔에 꺼내두고 교회를 갔다 왔는데 엄마가 그 티백을 버렸다.

평소에는 쓸데없는 쓰레기를 방치해 두고

아무리 버리라고 소리쳐도 들은 채도 안한채 버리지 않는다.

재사용을 핑계로 배달 용기조차도...

그런데 내 티백을 버렸으니 내 물건을 버렸으니 내 의사는 묻지 않고

순간 화가 났다.

자기 물건이나 정리하지 왜 내 거를 버리지.

하..




어제 출강 이후 빵을 사 와서 먹었다.

소금빵 두 개와 샌드위치 한 개

그리고 저녁에 남은 것을 집에 가져가서 에어프라이어에 데워먹었다.

빵이 많이 남아서 퇴근해서 씻는 엄마를 향해

오븐에 빵 남은 거 있으니까 먹어~라고 말했다.

항상 이런 식이다.

본인이 못 들은 것을 나보고 화를 낸다.


'월드콘 쓰레기가 있길래 이건 언제 먹었데

빵 먹으라니까 여기 빵 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나 빵 먹고 싶었는데 먹으라는 소리도 안 하고"

나는 분명히 말했다.

억울함이 울컥함이 밑에서부터 뜨겁게 올라왔다.

"아니 말했는데, 이것도 있고 케이크도 있어 다 먹어"

"케이크도 먹어보라는 소리도 안 하고 자기 혼자 처먹고"

매번 먹을 때마다 엄마가 집에 없었다.

요즘 병원 다니느라 또 밭에 다니느라 집에서 같이 무언가를 먹을 때가 없었다.

근데 그걸 먹으라고 계속 내놓기도 그렇고 (냉장보관이다.)

먹으라고 눈앞에 가져다주면 또 지금은 안 먹고 싶다고 저리 치우라고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엄청 단 케이크라서 평소 엄마 입맛이라면

몸서리 칠 정도로 싫어하는 케이크라서 말을 꺼내지 않았다.


평소에 나는 엄마를 많이 생각한다고 생각했다.

간식이 생기면 가져다주고

회사에 가져가서 입 심심할 때 먹으라고 했다.

외식할 때도 내 입맛보다는 엄마 입맛을 100% 고려한다.

내 입맛은 친구들과의 약속에서 고려하면 되니까.


근데 엄마가 느끼기에는 아니었나 보다.

엄마의 말들이 하나하나 나의 가슴에 가시처럼 날아와 날카롭게 박힌다.

너무 아프고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도 집에 있고 싶지도 않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고 얼마나 참아야 할까.

모르겠다.

이래서 따로 살아야 가족끼리는 사이가 좋다는 말이 나오는 건가보다.

요즘 너무 바쁜 나날들에 힘들고 스트레스가 최고치라서

살도 많이 빠지고 구내염도 생겼다.

집에서 편안히 쉬면서 긴장을 풀고 싶은데,

하루 중 가장 긴장하고 스트레스가 올라오는 곳이 되어버렸다.

나의 휴식처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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