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생각해 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
최근 갑자기 펌이 하고 싶어 져서 미용실에 가서 히피펌을 했다.
내가 예상한 만큼 컬이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주위 반응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가 머리를 하기 전부터 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선생님은 펌 하면 예쁘겠다. 펌해. 앞머리도 좀 어떻게 해보고."
이 말을 한번 들었을 때는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날 때마다. 반복적으로 들으니
어느새 듣기 싫은 말이 되어 버렸다.
물론 그분이 하라고 해서 머리를 한 것은 아니다.
내가 히피펌이 하고 싶어서 한 것인데,
하고 나서 보란 듯이 다녔다.
그래 파마하니까 얼마나 예뻐,
이제 앞머리도 잘라봐.
그런데 이번에는 앞머리를 자르라고 한다.
앞머리는 다듬고 펌도 했다.
앞머리를 낼까 하다가 여름이라 관리가 힘들 것 같아 내리지 않았다.
내가 기분이 나쁠까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었던 건지
지난번에는 다 선생님 생각해서 좋아해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거라면 한 번만 말하고 말면 되지 않을까
왜 나를 볼 때마다 그러는 것일까
엄연한 가스라이팅이고, 외모지적이다.
우리 모두는 경계가 있다.
그중에서도 심리적 경계는 눈에 보이지 않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 영역을 침범받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이렇게 타인의 경계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 마주하게 될 때는 더더욱.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한 이후부터
그 사람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냥 그 사람은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외모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고
명확하게 나의 경계침범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또 반복되는 그 사람의 경계침범에 어떻게 대응할지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