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어드 지역을 출장 다녀올 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팀장님이 갑자기 핸들을 꺾어 고령 IC를 빠져나왔다. 고령에 위치한 한 농산물 처리센터로 향했다. 담당자와 간단한 미팅을 한 후 농산물이 출고되는 곳을 내려왔는데, 글쎄 처음 보는 과일이 있었다. 처리 센터에서 근무하는 담당자가 말해주길, 이게 파파야 멜론이며 어르신들은 이것을 개구리참외라고 한다고 했다.
녹색빛깔을 띠며 줄무늬가 희한하게 있는 것이 꼭 개구리 같아 보이긴 했다. 팀장님은 이걸 수출해 보자고 했다. 처음 본 과일을 수출한다는 게, 여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써보고 먹어보고 특징점을 잘 알아야 구매하는 사람에게 설명이 가능한데, 이건 뭐 내가 처음 보고 맛보고 어떤 특징을 알지 못하는데, 이거를 그냥 내수 공급이 아닌 수출을 하자고 하니…
해외 바이어에게 파파야 멜론 샘플을 보냈다. 2주 후 해외 바이어의 샘플에 대한 회신이 왔다.
“보내주신 제품은 잘 받았습니다. 제품의 시장성 및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현지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그러면서 멜론의 종류를 더 많이 공부하게 되었다. 참외, 파파야 멜론, 양구멜론, 하미과, 백자멜론 등등 종류가 다양했다. 참외가 제일 먼저 출하되고, 파파야 멜론, 백자멜론(허니듀멜론), 양구멜론, 그리고 제일 유명한 머스크멜론으로 출하되었다. 다양한 멜론이 시간차를 두고 출하되는 것이었다. 이 점을 착안하여 마케팅 포인트를 잡고 멜론 출하 시기를 정리하였다. 파파야 멜론은 5월쯤에 출하되었는데, 파파야 멜론 시즌이 끝나고 곧 경남지역에 양구멜론이 출하되었다. 양구멜론도 해외 바이어에게 샘플을 보내면서, 마케팅 포인트를 역설하였다.
“당사에서 제안한 파파야멜론이 시장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파파야 멜론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멜론들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멜론 이들을 맛볼 수 있는 시기가 달라 충분히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스토리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메일의 회신이 왔다.
양구멜론은 이미 받았으니 제외하고, 하미과, 백자멜론의 샘플을 보내줄 수 있냐고 하였다. 위의 상품들 준비하여 샘플로 보냈다. 샘플을 받고 수입사의 마케팅팀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입사 구매담당자가 내가 제안한 멜론류 구성의 마케팅의 내용이 좋아서 현지유통업체에서 이대로 진행해 보자고 회신들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멜론의 작기가 거의 끝나버린 시점이었다.
1년을 기다렸다.
5월부터 파파야멜론을 시작으로, 참외, 양구멜론, 백자멜론, 하미과 그리고 머스크멜론까지 소량이지만 꾸준하게 수출하였다. 멜론류는, HS CODE상 분류 0807.19, 대체로 비슷한 맛이다. 하지만 모양, 식감, 향이 조금씩 차이가 존재한다. 이 점을 착안하여 소량이지만 꾸준하게 수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