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왜곡되는 진정성

by 방울리아

재단에서 7년을 보내며, 사건과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다. 달의 표면, 동전의 양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들...

처음 재단을 시작할 때, 우리는 기록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았다. 기업이 보내는 자료 속 작은 단서까지 주의 깊게 확인했고, 실제 기술 활용 내역과 생산물의 차이를 하나하나 비교했다. 기업의 의도와 역량, 경영자의 진정성까지 관찰하며 기록을 작성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외형적 과장이나 숫자 중심 평가가 개입하면, 진정성을 해칠 수 있음을 늘 경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 내 평가는 점점 외형과 숫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성과 지표, 달성률, 보고서 형식과 분량이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심지어 회의 자리에서, 기록과 정성은 ‘보이는 결과’에 의해 판단되곤 했다.
그럴 때마다 기록을 검토하며, 진정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외형적 성과와 실제 변화를 일치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기업과 사건의 변화는 미묘하고, 때로는 숫자와 문서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 사건도 있다.
회의실에서 누군가 “이 정도 성과면 충분하지 않은가?”라고 말할 때, 마음속에서는 씁쓸함이 스쳤다.


진심 어린 선택과 행동이 외형적 성과로 읽히지 않는 현실은, 조직과 개인 사이의 간극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진정성을 유지하려는 선택이 외형적 평가에서 뒤처진다고 해도, 사건과 기업을 돕는 손길은 여전히 필요다.
조직 내 평가와 외형 중심의 판단 속에서도, 작은 성취와 진심이 의미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기억하며 기록을 이어갔다.

재단의 체계와 내부 문화 속에서,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다. 회의와 검토 과정에서도 외형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질문과 지적이 늘어났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이 머릿속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나 곧, 공익이라는 목표와 사건 지원의 필요성을 떠올리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진정성은 결코 외형이나 숫자로만 평가될 수 없다.
그러나 외형 중심 평가 체계 속에서, 진정성을 유지하는 사람은 소수. 그 속에서 나는 기록과 검토, 사건 지원을 통해 진정성을 이어가고 싶다.


회의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없더라도, 보고서에 적힌 숫자가 미미하더라도, 우리가 남긴 기록과 손길은 여전히 기업과 사건에 작게나마 영향을 주고 있은 분명하다. 그 담백한 사실이 나를 지탱한다.


완벽하게 이해받지 못하거나, 외형과 다르게 평가되더라도, 공익은 여전히 살아 있다.
사건과 기업을 돕는 일은 단순한 숫자와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과 선택을 지속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나는 그 길을 계속 걷고 싶다.
외형 중심의 세계 속에서도, 진심과 행동이 만든 작은 변화가 공익을 이어가는 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조직의 시선과 외형적 평가가 내게 미묘한 흔들림을 주더라도, 공익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의미 있.

그리고 그 의미를 지켜나가는 행동이 진정성을 증명한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오해와 왜곡 속에서도, 공익은 살아 있으며, 행동은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나는 담담하게 기록하고 오늘도 사건을 검토한다.


외형과 평가가 나를 흔들어도, 진정성이 왜곡될 수 있는 현실 속에서도, 공익은 살아 있고, 나는 그 길을 따라 담담하게 걷고 싶다. 오버하지 않고 꾸준하게.



이전 10화9화 나는 진정 소모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