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즈음이었나요.
계절이 바뀌는 이맘때만 되면 문득 떠오르는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방영 당시, 그야말로 일본 전역을 들썩이게 했던 작품.
やまとなでしこ(야마토 나데시코), 직역하면 대화의 제비꽃이라는 말인데 가장 이상적인 일본여성을 칭하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제목은 '내 사랑 사쿠라코'입니다.
그만큼 가장 이상적인 일본여성이 바로 사쿠라코라는 의미일까요?
그래서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마츠시마 나나코가 있었습니다.
시작도 나나코, 끝도 나나코.
누가 감히 그녀를 대신할 수 있을까 싶은, 절대적인 존재감.
한 인물이 드라마를 이토록 장악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이 제가 예전부터 좋아하던 즈즈미 신이치였으니, 제게는 그 감흥이 더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그 시절 월요일 밤이면 텅 빈 거리, 사람들은 모두 TV 앞에 모여 숨도 죽이듯 그 이야기에 빠져들었다는 전설 같은 말도 있었죠.
과장이 아니라, 진짜 그런 시대의 공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김희선 주연의 『요조숙녀』로 리메이크되었지만, 원작이 가진 미묘하고도 섬세한 감정선을 완전히 옮기기에는 다소 버거웠던 걸까요.
이야기의 결도 어딘가 헐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드라마의 주제가였던 〈Everything〉도 함께 시대를 흔들었습니다.
무려 190만 장.
숫자로만 봐도 압도적이지만, 그 노래를 부른 Misia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단숨에 이해할 겁니다.
특히 그녀의 라이브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죠.
해마다 이 계절이면, 어딘가에서 그 선율이 스며 나오는 듯합니다.
아주 조용히,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며.
그리고 그때처럼, 이 노래를 다시 듣고 싶어 집니다.
그냥... 그 시절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