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편을 다시 노래하며

by 글쓰는곰돌이





밤이 깊어질수록

생각은 나를 깨워

내 이름을 부르며

돌을 드는 얼굴들

도망쳐도 끝은 없고

숨을 곳도 보이지 않아

“끝났다”는 말들이

내 귓가를 떠나지 않아


사람들은 말해

지켜줄 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여기까지 온 숨의 이유를


나는 오늘도 잠들고

또다시 눈을 떠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내가 붙들어서가 아니라

밤이 나를 덮기 전에

손이 먼저 와서

나는 쉰다

이 밤에 쉰다


뒤를 봐도 적들

앞을 봐도 벽

믿었던 얼굴들이

하나둘 등을 돌려도

쏟아지는 말들 속에서

내 심장은 아직

멈추지 않고

나를 데려가


수천의 그림자가

나를 둘러싸도

이 이름을 부를 때

내 안에서 길이 난다


나는 오늘도 잠들고

또다시 눈을 떠

쓰러지지 않은 이유는

내가 강해서가 아니라

밤이 나를 삼키기 전에

빛이 먼저 와서

나는 쉰다

이 밤에 쉰다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아 (사라지지 않아)

다만 나보다 작아질 뿐 (작아질 뿐)

도망이 아니라

내려놓음을 선택해

이 싸움의 끝이

오늘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잠들고

또다시 눈을 떠

지켜보지 않아도

붙들린 이 밤


(아침으로... 아침으로...)

수천의 밤이 와도 같은 손 안에서

(나는 쉰다... 이 안식 안에서...)

(Resting in You... I'm resting...)








밤이 깊어질수록 생각은 나를 깨운다.

낮 동안 흩어졌던 얼굴들이 다시 모여 내 이름을 부른다.

어떤 얼굴은 돌을 들고 있고, 어떤 얼굴은 이미 등을 돌렸다.

어디로 가도 끝은 보이지 않고, 숨을 곳은 더 멀어 보인다.

끝났다는 말이 실제로 들린 것은 아닌데, 그 말은 밤처럼 나를 덮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지켜줄 것은 없다고. 너를 구해줄 이는 없다고.

그 말들은 밤에 더 가까이 왔다.

시편 3편의 밤도 그랬을 것이다.

사방에 적이 많고, 믿었던 자리들이 하나둘 무너진 밤.

말들이 칼처럼 날아들던 그때, 그는 맞서 말하지 않았다.

붙잡아 설명하지도 않았다.

다만 고개를 들었다.




주는 나의 방패.

머리를 드시는 이.




그 말은 힘을 내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더 쥐지 않기 위한 말이었다.

내가 이 밤을 지켜내지 않아도 된다는 고백 같았다.




뒤를 보아도 적들, 앞을 보아도 벽.

그런데 그는 눕는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이 문장은 싸움의 한가운데서 건너온 쉼이다.

내가 붙들어서가 아니라, 밤이 나를 덮기 전에 손이 먼저 와서.

그래서 그는 쉬었다.

이 밤에 쉬었다.




수천의 그림자가 둘러싸도, 그 이름을 불렀을 때 길이 났다.

길은 멀리 있지 않았다.

잠들 수 있는 자리, 숨을 내려놓아도 되는 자리였다.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나보다 작아진 채 곁에 남았다.

싸움의 끝이 오늘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밤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잠들고, 또다시 눈을 뜬다.

무너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밤.

지켜보지 않아도 붙들린 밤.

수천의 밤이 와도 같은 손 안에서, 나는 쉰다.




그리고 아무 소리 없이, 아침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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