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창으로 햇살이 스며든다.
특별한 약속도, 급한 일정도 없는 시간.
이런 고요한 순간이 오면 나는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돌아간다.
나는 퇴직나이를 오 년 넘긴, 아직 직장인이다.
월요일이면 출근을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내 자리를 지킨다.
직장생활은 어느덧 서른여덟 해가 되었다.
돌아보면 부족하지 않은 삶이었다.
가족이 있었고,
매일 나가야 할 일터가 있었고,
큰 굴곡 없이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스스로를 꽤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일수록
이 질문이 따라온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누군가와 비교해서 나오는 질문은 아니다.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불안도 아니다.
그저 이 긴 시간을 통과해 온 나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감각에 가깝다.
젊을 때는 이런 질문을 할 틈이 없었다.
지시를 따르는 단순함이 있었고
역할이 나를 대신 말해주었다.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직 현역으로 일하고 있지만,
동시에 삶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 질문은
과거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잘 살아왔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이 물음에
선명한 답이 생기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요즘은
이 질문을 서둘러 덮지 않으려 한다.
일요일 햇살처럼
조용히 스며들도록 내버려 두는 연습을 한다.
월요일에 다시 출근할 내가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아직 삶이 현재형이라는 증거 같아서.
잘 살고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여전히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나는
크게 어긋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