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 전시를 다녀와서
입구에 들어서며 느꼈다.
이 행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안내를 맡은 분들의 미소, 차분한 목소리, 그리고 '어둠의 터널'을 지나며 일상으로부터 살짝 분리되는 감각. 마치 누군가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글을 통해 당신의 마음 위로 받으세요."
전시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 그 경계 위에서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고 다듬으며
글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건넨다.
2층에는 브런치 작가로 데뷔한 분들의 얼굴과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들의 글은 곧 그들의 인생이었다.
읽는 내내 '나도 저렇게 글로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조용히 나 자신에게 묻곤 했다.
3층으로 올라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곳은 '관람객'이 아니라
'너도 작가다'라는 인정을 받는 자리였다.
10개의 주제 중 3개를 선택해 글을 쓸 수 있는 코너에서
나는 한동안 펜을 들고 망설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글을 쓰는 순간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냥 글 한 줄을 썼을 뿐인데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그날,
10년 전 산티아고를 걸으며 썼던 글을 떠올렸다.
마음이 많이 아팠던 시절,
그 길 위에서 나는 이렇게 적었었다.
"십 년 후, 다시 걷고 싶다."
그 십 년이 흘러 이제 다시 그 마음을 꺼내본다.
그때의 나에게,
그리고 길가의 나무와 풀들에게 내 아픔 불평 없이 다 받아줘 고마웠다 라고 인사하고 싶어진다.
브런치는 지난 10년 동안
일반인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글을 쓰게 하며,
마침내 '작가'로 서게 한 플랫폼이었다.
글을 통해 마음을 정화시키고,
세상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은 사회적 정화자이자 희망의 공간.
오늘 그 현장에서 느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깨달았다.
글은 누군가의 내면을 치유하고,
그 사람을 다시 세상으로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