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과 덕수궁길 주변에서
38년을 근무 중이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점심시간이면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이 길,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이제야 새삼 느낀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품은 정동길.
그중에서도 가을은 유난히 따뜻하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 사이로 스미는 햇살,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 한 장에도
마음이 고요히 젖어든다.
이 길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것,
그 단순한 사실이 내게는
참으로 큰 행운이었다.
이 순간들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다가와,
오래도록 마음속에
잔잔한 기쁨과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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