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중년
퇴직 후, 지역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동료가 있다.
그는 만나면 늘 이렇게 말한다.
"이런 강좌에도 왜 이렇게 여성분들만 많은 걸까.
이번에도 남자는 나 혼자였어."
그 말을 듣고 나도 문득 내 모습을 돌아봤다.
3년째 유료 글쓰기 강의를 듣고, 필사를 하고, SNS에 글을 올리며 살아가지만
나 역시 그 '남자 한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왜 신중년의 배움의 자리엔 여성들만 이렇게 많을까.
퇴직 후의 인생, 절반은 남자고 절반은 여자일 텐데. 이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가정을 위해 여전히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무게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취미의 결'이 다르기 때문일까.
내 경험으로는,
온라인 공간에서 수도 없이 쏟아지듯 올라오는 글과 댓글, 빠르게 반응하고 소비되는 그 속도가
사색하며 굼뜬 남자에게는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느린 행동을 사랑하고 문장을 믿고 싶다.
생각이 깊어지는 속도만큼,
인생도 조금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상 단체방에서도 침묵하게 되고 결국 지속하기 싫다는 생각이 많이 찾아온다.
성격 차이일까 성별 차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