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공기가 몸을 움츠러들게 하던 토요일,
금방이라도 비나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였다.
집에서 한 시간 남짓, 안성 금광호수를 찾았다.
도시에서 살다 보면 물이 얼마나 귀한 자원인지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물과 숲이 함께 숨 쉬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곳곳에 걸린 안내 문구와 정돈된 동선을 보며
이 장소를 지키고 가꾸려는 안성시의 마음도 자연스레 전해졌다.
산책로는 편안했고,
주차장과 편의시설은 방문객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머물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된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런데 주차장을 지나며,
풍경과는 조금 다른 장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천 조각 위에
나이가 들어 보이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최대한 웅크린 채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몸이 미세하게 떨렸고,
주변에는 누군가 두고 간 고양이 캔이 놓여 있었다.
아마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비슷한 마음을 품었을 것이다.
안타깝다는 생각,
그리고 금세 떠나야 하는 미안함 같은 것들.
사람을 위한 준비는 충분히 잘 되어 있는데,
눈이나 비를 잠시 피할 작은 공간 하나조차
이 고양이에게는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리만큼 오래 마음에 남았다.
안성 금광호수는 분명히 좋은 곳이다.
자연을 지키려는 노력도 느껴지고,
도시는 이 장소를 소중히 대하고 있다는 인상도 분명하다.
그래서 더더욱,
이 풍경 속에서 유독 도드라져 보였던
작은 생명 하나가 자꾸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장소는
풍경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그 안을 지나가는 모든 존재들이
조금 덜 추울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