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만은 않다

문인화 수업 오고 가는 길목에서

by 수필천편

그림 수업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군자 문인화 수업이다. 긴 통에 그릴 화선지와 물감을 가져간다.

수업 가는 길은 버스를 탄다. 이상하게도 내릴 때는 한 정거장 덜 가거나 더 가서 내릴 때가 많다.

오늘은 한 정거장 덜 가서 내린 날이다. '큰 차이 없어'라고 말해보지만 분명히 물리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래도 개의치 않는다. 잠깐만 걸어가면 된다. 이미 익숙한 길이기에 우물쭈물하지 않고 곧장 집에 가듯

시원시원하게 걸어간다. 매주 늘 갔던 교실이다. 평생학습관 3-8 교실로 바로 직행이다. 사람들이 벌써

와서는 앉아 준비물들을 꺼내놓고 있다. 그래도 버스를 타서인지 늦지는 않았다. 늘 앉던 자리 앉는다.


앞에 이미 와서 앉아있던 사람도 늘 그 자리에 앉는다. 그래도 서로 앞자리에 몇 번 있다 보니 서로

꿀 먹은 벙어리 신세는 아니다. 가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야기라고 해봤자 결국 그림 이야기로

돌아간다. 선생님은 사람들 그림 그려주기 바쁘다. 그림 한 점 받아가는 것이 어느새 수업 시간의

즐거움이다.


자신이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림을 받은 사람들도 그 그림을 따라 그려보면서

그림 실력을 키울 수 있겠다 싶다. 그림 그리는 연습 종이에 아낌없이 그려본다. 최대한 멋지게

손을 놀려보지만, 균형을 잃어버린 손처럼 그리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지만, 그래도 잘

그리고 싶은 게 사람마음인가 보다. 잘 그린 것 같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시무룩해진다.


그래도 수업시간이 끝나가면 '열심히 했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걸어서 돌아온다. 버스 타고

온 길을 갈 때는 걸어가 본다. 익숙한 길 '뛰다 걷다'하며 간다. 그렇게 가면 어느새 집 근처에

다다른다. 오늘 오후시간을 잘 보냈다 싶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오고 가는 길 즐겁게 다녀와

더욱 기분이 좋다. 그래서인지 시간도 금세 지나간다. 취침 한 시간 전이다. 즐거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