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운동
오늘은 일찍 산에 가는 것이 아니라 산에 갈 시간에 운동을 먼저 하러 나간다. 헬스클럽이다.
일 년 동안의 사용회비를 내고 사용한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을 빼놓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기구로 몸을 단련한다. 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저 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활동이다. 특별한 일 때문에 넘어갈 때도 있다. 그래도 습관이 들어선 까닭인지는 모르지만 어지간하면 거르지 않고 꾸준히 다니고 있다.
이른 시간에 일찍 갔더니 운동하러 온 회원이 나 빼고 딱 한 명이다. 뭐 북적거리지 않아서 조용한 공간이라 들썩대지 않는 차분함이 있다. 일찍 오기 전에는 운동하러 오면 북적거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열심히 운동하는 기합소리가 제법 시끄럽게 들렸다. 그런데 일찍 오니 운동하는 사람들이 나 포함해서 딱 세명, 적막하다고 할까? 그래도 조용하니 차분히 운동할 맛이 난다.
사람들과 걸리적거리지도 않고 누구도 차지하지 않고 있는 운동기구를 내 편한 때에 쓰니, 이 시간대 운동도 괜찮다 싶다. 산을 일찍 가지 못한다는, 아니면 가지 않는 단점도 있겠지만 말이다.
산에 다녀오는 것도 헬스클럽 못지않은 좋은 운동이다. 좋은 공기 마시면서 맨발로 땅을 딛으며 다녀오는, 그것도 몇몇 시들을 암송하면서 다니는 산길이 무척 흥겹다고 할까? 느긋해지는 기분이 일품이다.
발바닥이 자극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건강에도 좋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산길을 걷는 즐거움이 그만큼 크다. 더군다나 돌아오는 산길에는 운동기구들도 있다. 평행봉이 있고, 역기가 있고, 철봉이 있다.
아쉽지 않게 운동할 수 있다. 물론 무리하게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계절 따라 가을 철엔 걸어가는 산길 바닥에 떨어진 밤도 몇 개 주워갈 수 있다. 가끔 쪄먹기도 하고, 귀찮을 땐 그냥 '날로 먹는다'.
창에 쏟아지는 햇빛이 베란다를 따뜻하게 비추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가을이라 그런지 서늘한 따스함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그런대로 서늘한 맛이 있다. 베란다 의자에 앉아 산을 잠깐 바라보아도 괜찮은 때이다.
눈부시지 않고 소박한 가을 풍광을 보여주는 산은 그 어떤 유명한 산길 걷지 않아도 어느 곳 못지않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늘 친숙한 기분으로 마치 어깨 마주하고 함께 걷는 산 길이 너그러운 마음과 차분함을 나눠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