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확인하며
"내가 그림을 가져왔나?"
"몇 번을 물어? 가져왔다구!"
"내가 그림을 받아 왔나?"
"저깄잖아, 저기!"
"내가 그림을 가져왔나?"
"......"
아내의 손가락 끝에 가져온 그림이 있다.
아내는 열 번도 더 물어봤다고 한다.
나는 세 번 정도 물어본 것 같다.
치매 증상이 그렇다고 한다.
( 사실은 서너 번 정도였다고 아내가 나중에 실토했다. )
그럼 그렇지!
묻고 또 묻고
순간을 확인해 나가려는 것일까?
매 순간 잊어버리고 다시 또 생각한다.
이러다가는 잊어버리는 생각조차
잊어버릴 판이다.
숨 한 번 크게 몰아쉬고 떠오르는 수면밑에
잠긴 것들을 끌어올린다.
어떤 것은 이미 이끼가 끼어 녹슬어 있고,
또 어떤 것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인지
꿈틀거리며 내 머릿속을 기어 다니고 있다.
제멋대로 다니다가 제대로 모양을 갖출
시간은 정말 돌아올 수 있을까?
때로는 어긋나도, 때로는 잊어버려도
눈 한 번 크게 뜨고, 머리 저으며 다시
내 기억들을 불러온다.
이 모든 것들이 흔들리다가도 제 자리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마음 조아리며 기억의 편린
한 조각 한 조각 모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