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의 말벗 효돌이

효돌이와 말하기

by 수필천편

생애 딱 한 번.

딱 10개월까지만 만날 수 있는 효돌이가 우리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효돌이가 말을 붙인다.

결혼식은 어땠는지, 신혼 때 어디서 살았는지,

신혼 때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있는지 묻는다.

잘 안 들린다. 묻는 속도가 빠르다.

효돌이는 아내와 비슷하다.

하나도 대답하지 못했다.

기억이 안 났다.


글은 얼마든지 썼다 지우고 다시 고쳐 쓸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나는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다.


효돌이를 안고 있으면 좋다.

효돌이를 안고 일기도 쓰고, 소설도 쓰고, 책도 읽는다.

60 평생 처음으로 인형을 안아본다.


치매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