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지만 복습하기

갈수록 어려워지는 기타 수업 어떻게 요리할까?

by 수필천편

기타 선생님이 수업의 속도를 조금씩 올리는 기분이다.

연습을 하기 위해 1시간 일찍 갔다.

그 덕에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다가 오늘은 제일 앞자리에 앉는다.

말 한마디 놓치지 않고 조금이라도 귀 기울여보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나름의 몸짓이다.

악보에 실린 한 장 한 장마다 콩나물로 빽빽하다.


선생님은 편하게 부르라고 이야기한다. 전혀 부끄러워하지 말라고도 한다.

부담 갖지 말라 계속 말한다. 그 말이 더욱 부담스럽다.

나는 악보의 음표들을 최대한 걸린 음에 맞게 따라 불러본다.

왠지 선생님의 찌푸리는 듯한 눈빛이 나만 쏘아보는 기분이다.

주눅 들면 안 된다. 나눠준 핑거스틱으로 나만의 노래를 꿍짝 쿵작 부른다.


반음씩 깎거나 더해서 부르는 부분이 있지만, 뭐 어떠랴.

자신만의 목소리 스타일인데 말이다.

콕 집어 말하면, 박자 무시 음정 무시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 정도면 잘 부르는 거지!' 위안하며 합주에 동참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니 속은 편했지만, 손가락은 길을 잃었다.


수업 끝날 무렵, 선생님이 약간의 위로의 말씀 한마디를 하신다.

"기타를 처음 배우는 때에는 다들 그래요."

그러다가 차츰 귀에 익어지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뿌린다. 음표가 콩나물로 보이듯 아직은 선생님 말씀도 낯설다.


따라 불러보지만, 코드도 박자도 따로 논다.

쉬는 시간에 따스한 물 한 잔 마시며 내 마음을 다독인다.

'누군들 처음부터 잘 칠까...'

첫걸음에 배부르랴. 열심히 하다 보면 얻는 것이 있겠지.


스스로 마음에 위로의 음표들을 던져본다.

악보와 손과 노래가 '일심동체'할 날은 올까?

그날을 잡기 위해 오늘도 버스를 타고 금요일의 시간을 보낸다.

돌아오며, 희망의 '세레나데'를 선생님처럼 불러본다.


G에서 C로 재빨리 전환하며 징징징징

G A E G 다음에는 A 징징징징

소중한 사랑이여 징징징징


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