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길 따라 걷는다. 평생학습관 길 찾기.
어떤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어제는 평생학습관 가는 길을 눈에 익히려고 일찍 버스를 탄다. 20-2번 버스다. 버스가 이미 떠났는지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었다. 그래도 버스는 오고 차에 올랐다. 바로 내릴 수 있도록 근처 좌석에 앉는다. 이제 어디로 해서 평생학습관을 가는지 눈여겨본다. 한 번씩 멈출 때마다 여기가 어딘가 하고 눈여겨본다. 목적지만 생각하면 가는 동안의 길을 익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버스가 정류장에 멈췄다가 떠나기를 여러 번 이리 돌고, 저리 돌고, 반듯하게 가다가 신호등에 걸려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 그런 사이에 어느덧 내릴 때가 온다. 길거리에 뭐가 있는지 익숙하지는 않지만 내려야 하는 정류장이 어디쯤에 있는 것은 알아차리고 내린다. 목적지보다 조금 더 내려왔지만 그 사이에 정류장이 없으니 그건 어쩔 수 없이 걸어가는 거리에 포함할 수밖에. 조금 지나쳐버린 길을 위로 올라가서 좁은 길로 접어들어 평생학습관을 찾아간다. 보인다. 평생학습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들어가는 입구 앞에는 사람들도, 차량도 몇 대 없다.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바로 돌아서지 않고 건물로 들어간다. 내가 배우는 장소를 찾아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린다. 그리고 사군자 수업을 하는 교실 문을 연다. 텅 비었다. 당연한 일. 수업이 없는 날이니 텅 빌 수밖에. 그럼에도 나는 수업 교실에 들어가 한 바퀴 돌고 온다. 아무것도 놓이지 않았어도 수업 때를 생각하며 내 자리와 남의 자리를 눈으로 훑으며 마치 있는 듯 쳐다본다. 선생님의 앞자리를 쳐다보고 교실밖으로 나가면서 내 자리도 흘깃 쳐다본다. 익숙하다. 그리고 수업 교실을 나온다. 나가는 길에 교무실을 찾아 들어간다. 바로 앞에 앉아있는 관계자에게 묻는다. 내일 수업 정상적으로 하는 거죠? 무슨 생각을 한 걸까? 당연히 수업을 할 것이다. 그래도 확실히 매듭을 지었다. 수업이 있다. 합창수업이다. 노래에 재주도 없으면서 택한 수업이다. 그것도 제일 앞자리에서 앉는다. 선생님의 배려이다. 칠판에 글씨를 쓸 때가 있는데 청력도, 시력도 그다지 좋지 않아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제일 앞자리를 만들어준다. 잘 들리는 것은 좋지만 단점은 내 목소리가 바로 선생님 앞에서 들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음정이 높으면 생목소리를 내듯 아슬아슬하다. 노래가 내 특기도 아니고, 오히려 생목소리로 부르는 아슬아슬한 음정이기에 그럴 때마다 목을 가다듬는다. 별 효과는 없다.
벌써 베란다 창밖으로는 햇빛이 눈부시게 창밖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오늘은 산을 오르지 못한다. 아니, 오르려면 갈 수도 있지만 다른 일이 있기에 바삐 오락가락하지 않고 차분히 있다가 일정대로 가야 한다. 산에도 갔다 오고 싶었지만 시간의 여백이 그리 많지 않기에 참을 수밖에 없다. 달력을 쳐다보니 빨간 날의 잔치는 끝나고 바삐 몸을 움직이는 시간들로만 짜여있다. 오늘은 평생학습관 합창 수업, 그리고 시낭송 모임-오늘은 수업이 아니라서 일종의 자율학습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말하니 어렸을 적 학생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된 세월이지만 누구나 그러듯 '정말 그때가 좋았다'. 그 순간순간이 재미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리고 젊은 시절 누렸던 황금시대가 이젠 저물고 삶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 것인지 생각하는 그 오래 전의 환갑잔치가 떠오른다. 동네 사람들을 다 불러들이는 그런 잔치는 아니었다. 그저 가족끼리 미역국 먹고 떡을 해서 먹는 정도였다.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나는 좋았나 보다. 떡 먹는 재미와 맛있는 반찬들 신기하게 바라보며 먹었던 때다. 그때가 그립다.... 그립다...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