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담은 길

-시낭송을 위하여-

by 수필천편

청남대에서 열린 시낭송 행사에 다녀왔다. 대회는 아니고, 시낭송 회원들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애송시들을 낭송하는 것이다. 내 차례가 느리게 돌아왔는데, 내가 낭송한 시는 길지 않은 비교적 짧은 내용의 시였다. 그래서 호흡을 느리게 하며 충분히 내용을 음미하며 낭송했다. 늘 산에 다니면서 외웠던 시이기에, 잊어버리지 않고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많은 시낭송회원들을 한 명씩 돌아가니 그것도 제법 시간이 걸린다. 정식 대회는 아니기에 회원들 얼굴에는 즐거운 웃음이 피어나고 긴장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회였다면 제법 볼만했을 텐데 아쉽기는 하다. 다음부터는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예선이 있거나, 시낭송 녹음을 보내 통과된 사람들이 본선에서 하는 대회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행사가 끝난 뒷정리를 같이 해주느라 바빴고, 정리 뒤에는 차에 동승하고서 식당으로 향한다. 늦은 저녁은 아니지만 제법 시간이 가서 회원들의 가벼운 식사를 위해서다. 그래도 먹는 것은 즐거운지 긴장이 풀려 웃으면서 밥을 먹는다. 늘 큰 행사를 치른 다음엔 대부분 식사를 가진다. 끝나니 서로 인사하고 각자의 차를 타고 돌아가기 바쁘다. 나 역시 같이 동승했던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온다. 시간이 꽤 지났다. 잠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일기를 쓰고 글을 쓰는 동안 저녁 아홉 시 반이 훌쩍 넘어버렸다. 보통의 일상이었다면 한참 책을 읽으며 잠깐 뒤에는 수면을 취하려고 이불을 깔고 있을 시간이다. 오늘은 브런치스토리에 오늘 일상을 쓰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의 시작이다. 며칠 뒤에 참가할 다른 시낭송대회가 있지만 그것은 며칠 뒤의 일이니 낭송할 시를 열심히 머리에 쏙 들어가서 술술 나올 수 있도록 외워둬야 하겠다. 그래봤자 글피 3일이다. 그 사이에 가고 오는 차편을 확실히 찾고 외울 시도-벌써 외워진 시지만-실수 없이 입에 확실히 붙여 술술 나오도록 산에 오가면서 계속 입에 붙일 계획이다. 나중에는 다른 시낭송 대회가 있다면 꼭 새로 외울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를 낭송할 것이다. 너무 길어서 적당할지는 모르지만 꼭 길다고 좋은 시만은 아니다. 신중하게 골라야 할 필요가 있다. 입에는 붙은 시이니, 실수하지 않도록 계속 낭송을 하루에도 몇 번씩 외우고 볼일이다. 한 번도 꿈에서 시를 외워본 적이 있나? 싶다. 그 정도는 되어야 시를 외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3일 뒤의 시낭송 대회 마로니에를 위해서 이틀 동안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를 외워보자. 그런데 내가 마로니에 공원 시낭송 대회 참여를 위해 벌써 신청했던 것 같은데, 그 시가 '소'였나 기억이 가물거린다. 아니면 다른 시인가?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였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런 긴 시는 대회에서 가능한가 싶다. 대회이기 때문에 어떤 시든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어떤 곳은 제한이 있는 대회도 있을 테니 말이다.


시간을 보니 벌써 잠잘 시간이 돌아온다. 이제 마무리하고 슬슬 수면을 취해야겠다. 내일은 목요일 시낭송 수업이 있는 날이다. 내일은 목요 시낭송 시간에 참석하고 볼일이다. 수업 때 긴 시를 낭송해 보는 것은 어쩔지 모르지만 해보고도 싶지만, 그러면 시가 노출이 돼서 회원들이 찾아볼지도 몰라 조심스럽다. 내가 그 시를 시낭송에 써먹지도 못하고 남의 손을 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 회원들은 다들 좋은 시를 찾으려고 눈이 충혈되어 있다. 그만큼 좋은 새로운 시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알려지더라도 내가 낭송하고 나서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 번 해본다. 벌써 수면을 취할 시간이다. 내일의 아침 해를 맞이하기 위해 누울 시간이 되었다.